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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새로운 도전, 쏘울 타보니...”

NSP통신, 김기락 기자, 2008-10-10 10:43 KRD1
#기아차 #쏘울 #keyword3 #박스형 #콘셉트

여성들이 운전하기 편한 박스형 자동차

NSP통신

(DIP통신) 김기락 기자 = 기아차가 지난 9월 22일 국내 출시한 쏘울(Soul)은 미니밴 수준의 공간 활용성을 갖춘 박스형 자동차다. 쏘울과 같은 콘셉트의 자동차는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것으로 다목적으로 쓸 수 있는 복합적인 기능을 가미했다. 또 귀엽게 생긴 쏘울의 외모는 어디를 가나 당분간 주목을 받을 듯하다. 그러나 쏘울이 지향하는 닛산 큐브, MINI 등의 박스형 자동차와는 거리가 멀다.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욕심은 끝이 없다. 기본적인 목적인 이동 수단 외에, 차를 타는 사람들이 편안해야 하고 또 즐거워야 한다. 또 그러면서도 실내 공간이 넓어야 하며 유행에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쏘울이 원하는 콘셉트다. 세단의 승차감과 미니밴의 공간 활용성 그리고 독특한 스타일을 갖춘 크로스오버자동차(CUV)를 지향하고 있다. 독창성이 상당히 강한 쏘울은 콘셉트만큼은 최고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쏘울은 최근 기아에서 출시한 포르테나 로체 이노베이션과 느낌이 매우 다르다. 포르테와 로체 이노베이션이 선이 굵은 남성적인 분위기라면 쏘울은 이와 정반대로 여성스럽고 부드럽다. 물론 전체적인 디자인 터치는 여전히 직선을 내세우고 있지만 앞범퍼와 펜더 등에 볼륨감을 완만하게 살려 여성적인 이미지도 담고 있다. 그동안 일반적으로 보았던 천편일률적인 유선형 자동차 디자인에서 벗어나 단순하면서도 참신한 멋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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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울의 디자인 포인트는 역시 디테일이다. 박스형 자동차지만 헤드램프와 리어램프가 개성적인 요소다. 안정감을 주기 위해 가로로 자리한 리어램프 일색인 국내 자동차 중에서 쏘울의 리어램프는 세로형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리어램프 디자인으로 현대 i30가 이를 시도한 바 있지만 i30가 곡선의 기교를 부렸다면 쏘울은 직선으로 기교를 부렸다고 할 수 있다. 또 쏘울의 리어램프가 더 입체적이기도 하다.

실내 공간은 준중형차 크기다. 운전석에 앉아 시트 포지션을 낮게 고정해도 답답하지 않다. 개방감이 우수하고 실내가 높아 머리 공간이 여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뒷좌석 등받이는 각도가 어정쩡해서 허리를 편안하게 펼 수 없고 다리 공간도 불편하다. 쏘울은 운전자 위주로 만들었지만 뒷좌석에 장시간 타는 승객은 불편함을 호소할 수도 있겠다.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쏘울은 포르테에서 선보였던 실린더 타입의 계기반을 적용했다. 포르테 느낌이 나는 것은 스티어링 휠도 그렇다. 스포크 모양과 오디오 조절 리모컨 배치가 동일하다. 대시보드에서 강조하는 것은 앞으로 튀어나온 센터페시아로 크고 작은 다이얼과 버튼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위로부터는 센터스피커와 덮개가 달린 사물함, 오디오, 공조장치 순으로 이어졌다.

젊은 세대를 위해 쏘울 2U 트림부터는 센터스피커를 비롯해 라이팅 스피커와 서브우퍼의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었다. 특히 빨강색 조명이 들어오는 라이팅 스피커는 별도의 스피커 스위치를 통해 조명을 켜거나 끌 수 있으며 무드 조명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사실 이와 같은 라이팅 스피커는 애프터마켓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소리 신호가 전기 신호를 거쳐 조명으로 전달되거나 소리 신호와 조명 신호가 동시에 출력되는 것이다. 시스템이야 어떻든 간에,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이 많다는 점은 쏘울의 상품성이 좋다는 얘기다. 또 오디오 성능이 박스형 자동차라서 그런지 세단형 보다 더 좋다고 느껴지는데 특히 음압 부분에서는 그것이 더 강렬하다. 시트는 5인승으로 리어시트는 6:4로 분할되므로 부족한 트렁크 공간을 상쇄한다.

쏘울의 라인업은 크게 1.6리터급 가솔린 모델과 2.0리터급 가솔린 모델 그리고 1.6리터급 디젤 모델로 분류된다. 여기서 시승차는 1.6 가솔린 모델중 최고급 사양인 4U COSMO로써 4단 자동변속기를 비롯해 VDC(Vehicle Dynamic Control), 사이드 & 커튼에어백, 주차 시 후방 상황을 룸미러에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미러 등을 갖추었다.

1.6리터급 감마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쏘울은 최고출력 124마력/6300rpm, 최대토크 15.9kg·m/4300rpm의 힘을 낸다. 포르테와 같은 설정이다. 엔진과 변속기가 동일하니 힘 차이는 거의 없지만, 같은 힘이라도 보디 형태에 따라 약간씩 다른 면은 있다. 출발할 때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엔진 배기량을 의심할 정도로 매우 경쾌하게 차체를 이끈다. 그러나 시속 60km로 언덕을 만나면 변속기가 제 단수를 못 찾고 헤매는 시프트 히스테리 현상이 발생한다. 엔진 배기량이 낮고 기어비 설정이 큰 변속기를 조합했기 때문이다. 국산차도 엔진 성능은 점점 향상되고 있지만 4단 자동변속기는 예전 것과 차이가 없는 듯하다. 쏘울의 동력 성능은 생긴 것과는 다르게 그저 평범하다. 기아차가 디자인을 강점으로 내세워 자동차를 팔겠다는 뜻이다. 멀리서는 예쁜데 가까이 가보면 별로인 ‘100미터 미인(美人)’을 만나는 기분이다.

엔진 반응이나 일상적인 힘은 부족하지 않으나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 및 진동은 큰 편이다. 다양한 얼굴을 가진 쏘울에 설마 스포티한 콘셉트까지 가미했을까? 엔진음과 배기음, 노면 마찰음을 의도적으로 살렸다고 보기에는 억지라고 할 만큼 N.V.H(소음. 진동. 거칠기) 대책이 미흡하다. 마치 구멍이라도 뚫려있는 것처럼 걸러지지 않은 엔진음이 실내로 그대로 유입되고 노면 포장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하체 소음은 기아차 부사장인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의 가치를 해칠 만하다. 승차감을 좌우하는 서스펜션까지 딱딱해 쾌적하지 못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소지도 다분한데다가 타이어 종류 혹은 타이어 패턴에 따라 감소될 만한 수준을 벗어났다는 뜻이다.

박스형 자동차에서 서스펜션을 연하게 세팅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덩치가 크고 차고가 높아서 자칫하면 안정감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쏘울의 섀시 성능은 기아차 연구진의 고심한 흔적이 엿보일 만큼 박스형 자동차로써는 만족스럽지만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박스형 자동차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쏘울의 성격을 더 명확하게 해야겠다. 스포티하게 가든지, 아니면 컴포트하게 하든지.

기아차가 국내 최초로 만든 박스형 자동차, 쏘울은 보는 사람들마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볼 만큼 관심이 높다. 디자인도 귀엽고 편의 및 안전사양도 웬만한 중형차보다 나을 정도로 잘 갖추고 있다. 쏘울의 콘셉트와 디자인 그리고 사양은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그러나 기아차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옛말을 너무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쏘울의 가격은 1.6 가솔린 모델(자동변속기 기준)이 1400만~1820만원이다.

DIP통신 데일리카 김기락 기자 peoplek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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