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김미진 기자) = “우리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모두 외면하고 있어 갑갑합니다. 정말.”
고장운 가족대책위원장이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한 말이다. 긴 한숨과 함께 내뱉은 말 속엔 그들의 막막함이 담겨있었다.
501오룡호 선원 가족들은 사조산업 부산지사에서 한 달 동안 머무르며 “모두 책임지겠다”는 회사와 정부의 말을 믿고 기다렸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수색 중단 결정과 사조산업 측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보상금 3500만 원 뿐이었다.
사조산업 측이 그동안 보도자료를 통해 제시한 1인당 3억2000만 원의 보상금은 선원들이 배를 타기 전 가입한 보험이었음에도 사조산업은 마치 자체 보상하는 것처럼 생색냈다.
가족들은 순식간에 보상금을 더 받기 위해 욕심 부리는 사람들이 됐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요. 그 돈은 선원들이 배를 타기 전에 가입한 보험으로 받는 보험금이에요. 사조산업이 언급할 내용이 아니에요. 보험사에서 주는 거예요.”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이미 사고발생 며칠 후부터 사라졌다. 가족들은 서울 사조산업 본사 앞에서 추위 속에 떨며 호소했고 외교부를 찾아가 장관과 면담과 수색재개를 애원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요구는 메아리에 불과했다. 돌아가라는 답변만 허무하게 돌아왔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공식 브리핑에서는 보상 문제 등 사고 후속조치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측면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인 보상방안이나 후속조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무성의함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에 가족들은 지쳐만 가고 있다.
“무대책이 대책이에요. 대책이 전혀 없어요.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고요.”
정부의 무기력함, 사조산업의 비윤리적인 태도.
가족들은 오늘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mijinee@nspna.com, 김미진 기자(NSP통신)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