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훈 물류칼럼
포항영일만항 컨테이너 화물열차 운행개시로 환동해권 철도물류시대 열어(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지난해 12월 포항영일만항 인입철도 개통에 이어 지난 7월 1일부터 컨테이너화물열차의 운행개시해 드디어 우리도 환동해권의 철도 물류 시대가 열렸다.
이번 첫 컨테이너 화물열차 운행에 운송되는 품목은 동남아시아에서 도입돼 영동화력발전소에 공급되는 우드펠릿으로 1회 철도 운송에 20피트 컨테이너(TEU) 40개씩을 운송하게 된다.
그간 영동화력발전소에서는 에코발전소 1호기에 우드펠릿을 주 연료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2호기 역시 우드펠릿을 연료로 사용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중이며 2023년부터 본격 가동예정이다.
그동안 포항영일만항의 컨테이너화물은 철도인입선의 부재로 인해 철도 운송이 불가능하여 트럭에 의한 도로운송에 의존해 왔는데 도로운송에 따른 도로파손과 화물차의 교통사고는 물론 환경친화적이 아닌 도로운송으로 인해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영일만항의 컨테이너화물의 철송개시는 기존의 트럭운송에 더하여 친환경수단인 철도운송이 가능해져서 대구·경북권은 물론 현재 공사 중인 동해강원권의 내륙 대량화물 유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영일만항의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해안을 잇는 철도는 부산~포항간은 ‘동해남부선’으로 142.2㎞, 포항~삼척간은 ‘동해중부선’으로 166.3㎞, 삼척~고성간은 ‘동해북부선’으로 140.9㎞ 구간으로 구분한다.
포항~삼척 구간인 동해중부선은 1단계 포항~영덕 구간(44.1㎞)이 2018년 1월 개통됐으며 2단계 영덕~삼척 구간이 2022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동해남부선 울산~부산 구간의 1단계인 부전역~일광역 구간(28.5Km)은 2018년 말에 개통되었고 2단계 부산인 일광역~울산 태화강역(37.2Km)는 2020년 말 공사완료해 2021년 말경에 개통할 예정이다.
동해북부선 중에서 고성 감호역과 제진역을 잇는 11.1Km 구간은 김대중 정부 시기에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남측 구간은 제진에서 군사분계선(MDL)에 이르는 9km 구간이 완성됐다.
그리고 북측 구간은 군사분계선에서 온정리까지 18.5km 구간의 궤도 부설이 완료되면서 남북은 2007년 5월 27.5km 구간의 시범운행을 진행했었다.
당시 필자가 코레일에 물류본부에 근무할 당시 시범운행을 물류본부에서 주관해 남북화물열차를 운행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후 정치적인 이유인지 남북화물철도의 운행이 중단괘 현재까지 운행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으니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빨리 동해선 전 구간이 개통돼 환동해권 화물이 친환경수단인 철도 운송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환동해권역의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영일항만의 철송개시와 관련한 유관기관들이 환동해권의 화주와 중국 동북지역과 러시아 극동지역의 수출입화물 유치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영업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철도운송을 통해 화주는 물론 물류기업 역시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야한다.
그런데 필자가 아는 바로는 환동해권 내에서 철도운송과 관련해 동해항과 포항영일항과의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서로 자기네 항만이 철도운송의 거점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건설적인 갈등과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며 무조건 현실적인 입지와 여건 그리고 수익성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네 항만이 발전소 연료인 우드펠릿의 철송거점이 돼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다.
필자는 철도물류에 관한한 2006년~2008년(3년) 기간동안 철도물류의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으며 언제나 기업적인 경쟁의 논리와 매출증대 그리고 적정한 수익성의 확보 측면에서 마케팅정책을 실시했으며 이러한 경험에 미루어볼 때 이번 포항 영일항만의 컨테이너 화물열차 운행은 경제적으로나 당사자인 발전공기업과 한국철도공사 양쪽의 이익을 모두 고려한 비즈니스라고 평가한다.
흔히 철도산업은 진입이 매우 어려울뿐만 아니라 대규모 시설과 장비 등이 필요한 산업이고 규모의 경제 효과가 되는 철도수송량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철송은 되레 운송적자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철도공사의 물류부문은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시현해오고 있으며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출입 화주들의 물동량이 감소해 철도운송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KTX의 경우 직격탄을 맞아 올해 약 1조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지난 10여년간 철도공사 물류본부에서는 국내 최대의 물동량 구간인 의왕ICD~부산신항간 약 400km구간의 철도운송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거점간 철송은 경쟁력이 없어서 그간 지속적으로 짧은 철도운송 구간의 지선운송은 과감하게 축소하거나 아예 폐지해오고 있고 경제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유류,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의 경우에는 철도운송 취급 자체를 중단했다.
필자가 수집한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철도운송의 경제적 거리는 학자마다 다르지만 대략 600km이상은 돼야 한다. 따라서 장거리 구간인 의왕ICD~부산신항간 약 400km구간 조차도 경제적 거리에 미달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철도인입선이 화주기업의 공장내에 들어와 있는 벌크시멘트나 제철소의 경우에는 400km보다 짧은 구간이어도 어느 정도 경제성이 확보된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동해 강릉 쪽의 지역단체는 물론 국회 국정감사에서 영동발전소~동해신항간 거리가 불과 32km이므로 철도만 연결된다면 자기들이 가장 철도물류비용이 적게 소요되니까 가장 최우선적인 철도운송 거점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러한 철도 운송의 특성을 무시한 단순한 주장을 전제조건으로 기존의 동해항에서는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제기해 우드펠릿(벌크화물)을 하역작업을 하기 어려우므로 차제에 철도인입선을 연결하는 동해신항을 건설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 민자 부두로 D건설이 건설입찰에 참여하기로 돼 있었지만 결국 건설사의 민자부두 건설 입찰참여 포기가 있었다.
철도운송은 현재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거의 철도물류 사업을 계속해야 할지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는바 32km 구간의 철도운송은 어떠한 주장을 갖다 대더라도 경제성이 거의 0에 가까운 것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150km 미만의 철도수송을 거의 중단하거나 폐지한 철도공사로서도 32km 초단거리를 철도 운송한다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철도공사의 화물철도 운임체계를 살펴보면 컨테이너의 경우 규격별(20피트, 40피트 등) 거리비례제(@516원/km·20ft, @800원/km·40ft)를 적용하고 있으며 100km미만의 운송거리는 100km 운임을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만일 32km 운송거리를 적용한다면 6m 길이의 거대한 20피트 컨테이너에 우드펠릿 19톤을 가득 적재하고 철도운송을 한 운임이 최저운임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불과 1만6512원(32km x @516원/20ft container)이어서 있을 수 없는 터무니 없이 싼 운임이 되고 설령 현재 철도공사의 화물운송세칙에 의거해 100km 최저운임을 받더라도 철송운임이 불과 5만1600원(100km x @516원/20ft container)으로 이러한 운임은 서울~안양간 이사짐 2.5톤 소형트럭 운임 20만원의 1/4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지난 수십년간 150km 미만의 단거리 철도운송은 하면 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였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집단 이기주의로 인해 언론과 국회를 통해 동해 신항이 건설돼 철도운송을 해야 한다는 억지 주장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필자는 전문가의 양심을 저 버릴 수없는 철도물류에 종사했던 사람으로서 통탄할 일이 아닐 수없다.
만일 동해신항에서 우드펠릿을 영동발전까지 철도운송을 한다면 이는 민자부두나 발전공기업에게는 다소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같은 공기업인 철도공사에게는 치명적인 영업적자를 안겨다 주는 꼴이며 발전공기업은 최고의 연봉그룹에 있는 공기업으로 괜찮을지 모르지만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철도공사에게는 절대해서는 안될 철도운송인 셈이다.
그런데 이번 경우처럼 포항 영일항만의 철도인입선~영동화력발전 구간에 철도운송을 하면 철도운송거리가 224km이므로 동해신항~영동화력발전 구간 32km의 7배가 되는 운송거리로써 당연히 경제성 측면에서 굳이 따져보지 않아도 포항 영일만항에서 동해로 철도운송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이는 영일만항의 컨테이너항만으로서 우량 화물의 유치인 동시에 철도공사로서는 최소한의 원가라도 보전할 수 있는 구간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며, 발전공기업의 입장에서도 친환경 수단인 철도를 중거리 구간운송을 통해 국가의 친환경수단으로의 전환인 모달시프트(Modal Shift) 사업에 기여하는 것이 된다.
민간 건설업체가 최근 건설물량의 태부족으로 인해 경영난이 있다고 해서 경제성이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민자부두 건설에 뛰어들었다가 자신들이 예측한 대로 초단거리 구간의 철도운송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민자부두 건설에 대한 타당성 분석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고 이러한 입찰 참여포기를 이유로 지역에서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것 또한 지역이기주의로 볼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부연 설명하자면 조금이라도 철도물류에 대한 상식적인 지식과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32km 초단거리 구간에 철도운송은 경제성 측면에서나 철도공사의 철송여건 측면에서도 현실적으로 힘들고 잘못된 판단이 들 것이다.
오히려 어느 정도 중거리 구간인 영일만항의 철도운송이 경제성 측면뿐만아니라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될 수 있고, 철도공사의 철도물류사업의 적자를 더 심화시키지 않는 방향이 될 것임엔 분명하다.
물류는 사람으로 말하면 인체의 혈맥과 같은 것이다. 물류가 제대로 흘러주지 않으면 제조, 유통, 무역 등 모든 산업은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다.
그리고 물류는 국가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아야 하며 지역적인 이익과 측면만 강조하여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이나 친환경 물류의 국가물류기본계획에 벗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포항 영일만항의 철도운송을 계기로 동해선 전체구간의 완공이 되는 시점에 환동해권의 철도운송 물량이 증가해 지역경제는 물론이고 철도공사의 철도물류사업 회복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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