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전경련 해체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주요 재벌기업들과 국책기업들이 잇따라 전경련 탈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제 전경련 해체는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각에서는 전경련이 사업목적을 변경해 해리티지 재단처럼 변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절대로 용납해선 안 될 일이다. 전경련은 하루라도 빨리 해체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조직의 DNA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가 전경련 해체를 이렇게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자연법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다른 무리의 포식자들이 합동으로 사냥을 하게 되면 생태계는 유지될 수가 없다.
사자는 다른 무리와 합동으로 사냥을 하지 않는다. 포식자들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사냥을 해야 생태계가 건전하게 유지될 수 있다.
그런데, 전경련은 강자들로만 구성된 단체로서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말살시키는데 앞장을 서왔다.
이런 현상을 방치하게 되면 우리의 산업생태계는 황폐화 될 수밖에 없고, 극심한 양극화를 초래해 국가 경쟁력을 추락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둘째, 전경련의 활동목표가 기업이익 극대화인지 총수 개인의 극대화인지 불분명한 경우가 있다.
재벌 총수 몇 명의 이익을 위한 활동은 명분이 없다.
몇 해 전 이스라엘의 재벌이 해체되고 난 후,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재벌집단이 존재하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
기업의 경영자는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노력을 하는데 재벌기업 사장들은 전체 주주의 이익보다는 특정한 주주 개인, 즉 재벌총수의 사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전경련은 이런 행태를 합리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셋째, 범죄행위까지 마다하지 않는 단체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얼마 전 전경련이 청와대로부터 사주를 받아 어버이연합의 관제데모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국정원과의 연관 의혹도 제기됐었다. 이런 행위가 사실이라면 명백한 불법이다.
불법행위를 일삼는 단체는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고 사라져야 마땅하다.
넷째, 돈의 힘으로 법과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세력은 괴멸되어야 한다.
몇 해 전 전경련은 동반성장위원회에 가장 많은 재원을 출연하는 대가로 동반성장위원장 인선에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상생법과 관련해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추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경련은 중소상공인의 억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조차 돈의 힘으로 무력화시키려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전경련은 경제민주화라는 조항을 없애기 위해 상당한 로비활동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 이익 단체가 국가의 헌법 개정에까지 깊숙이 관여를 할 정도의 막강 파워를 갖추고 있다면 마땅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이런 힘을 가지고 국가의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 무력화시키는 것이 옳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경련은 의심받아 마땅한 사건들에 연루돼 있다.
그동안 전경련은 재벌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투행위가 당연하다는 주장을 해왔고,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런 주장에 맞서 반대투쟁을 해왔다.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의 관제데모를 지원해 왔다는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던 즈음, 느닷없이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소상공인 역량강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물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투로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도산을 해 길바닥에 내몰리고 있다는 현실을 두고 끊임없는 대립관계가 조성돼 있었는데, 느닷없이 양 단체의 수장이 MOU를 체결하고 웃으면서 악수를 하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었다.
그 동안 대형마트 오픈과 관련해 일부 소상공인단체장들이 대기업으로부터 뒷돈을 받고 상생협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이 난무하고 있는 와중에, 굳이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 불필요한 의심을 살 행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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