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NSP통신] 홍철지 기자 = 전라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순천만과 신안 일대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려는 계획이 해당 갯벌에 인접한 일부 지자체의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다.
전남도는 최근 순천시를 제외한 여수시와 고흥군, 보성군이 그동안 추진해온 서남해안 갯벌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일부 지자체들의 이번 세계자연유산 등재사업 이탈은 현지 주민들로부터 순천만(여자만)이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지역개발 제한과 어업활동 위축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문화재청이 일선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찬성 여부 조사에서도 앞서 언급한 일부 지자체가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표명,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전남도 차원에서도 등재 범위를 줄이는 방안 등 계획을 수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지자체의 반발로 인해 사업이 무산될 위기를 맞게 되면서 그동안 순천만 일대의 자연경관을 보존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고 준비해온 순천시의 입장이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동안 해당 지역은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고, 2011년에는 문화재청에서 세계유산 우선 추진 대상으로 선정된바 있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관련 기관들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추진준비단을 구성한 상태로 지난 5월에는 문화재청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관련기관 간 업무협약이 체결되기까지 했다.
이번에 전남 3개 지자체가 사업을 포기함에 따라 오는 2016년에 진행될 세계유산 등재 작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전남도는 우선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반기는 신안군과 순천시, 전북도, 충북도 일대를 부분적으로 등재하거나 반대 지자체를 설득한 뒤 다시 추진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도 세계유산 추진위원회에서 등재를 포기한 시군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일단 1년간 사업 참여에 대해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남해안 갯벌의 큰 축인 순천만과 여자만을 둘러싸고 있는 지자체 중 보성군과 여수시 고흥군이 사업구역에서 이탈하면서 지자체들을 해상으로 연결하고 있는 여자만 일대의 갯벌사업구역이 큰 규모로 줄어들게 돼 순천시의 여자만 구간만을 세계유산에 포함하면 큰 틀에서 자연유산 등재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해수가 드나드는 갯벌의 특성상 특성지자체의 보존 노력만 갖고는 갯벌의 종합적인 관리·보존이 사실상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전남 일부지역의 이번 반대 입장 표명과는 별도로 전국단위의 사업구역인 전북 일부지역도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인데 전북 지역인 부안군의 곰소만 지역도 해당 지역 갯벌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경우, 어업이 금지될 확률이 높아지고 내수면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민들의 생계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확실한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우선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반기는 신안군과 순천시, 전북도, 충북도 일대를 부분적으로 등재하거나 반대 지자체를 설득한 뒤 다시 추진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유산을 보존해서 얻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이익과 현재 당장 발생하고 있는 이익을 포기하는 손실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대한 지자체나 주민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눈앞의 이익이 아닌 먼 미래의 이익을 장기적으로 살피는 안목도 필요하지만 당장 생업이 걸린 현지 어민들이나 주민들의 입장도 명분만 따서져 무시 돼서는 안되기 때문에 주민들로 환영받을 수 있는 사업방향을 고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철지 NSP통신 기자, desk3003@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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