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NSP통신) 김용재 기자 = 얼차려·음주 등으로 얼룩진 MT 문화가 바뀌고 있다.
먹고 마시는 MT에서 벗어나 불우한 이웃을 찾아 연탄을 배달하고 헌혈을 하거나 재능기부를 하며 학습의 연장으로 활용하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학과가 늘고 있다.
조선대학교(총장 서재홍)는 지난 2010년부터 MT 문화의 본래 취지를 살리는 대대적인 MT문화 개선작업을 펼쳐 왔다.
조선대는 얼차려·폭력·음주 등으로 인해 참여도가 갈수록 낮아지는 MT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바로잡고 전공을 살리는 건전한 MT를 통해 바람직한 대학문화가 뿌리내리도록 우수 학과를 선발·시상하고 있다.
조선대는 올 들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MT를 ‘함께’형 문화인재 양성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해 학부교육선도대학(ACE: Advancement of College Education) 육성사업에 지방 사립대학 중 대규모 대학 신규사업에 유일하게 선정돼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인증받은 조선대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건전한 MT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기주도역량(Confidence)▲창의융합역량(Convergence)▲배려봉사역량(Consideration) 등 3C 핵심역량을 길러 ‘함께’형 문화인재로 성장하도록 이끌고 있다.
이같은 학교 방침에 학생들도 호응하고 나섰다.
오는 23일 하루 일정의 MT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연예술무용과(학과장 박준희)는 MT를 학습의 연장으로 생각하고 봉사를 테마로 정했다.
학생들은 전공을 살려 광주시 남구 귀일민들레집에서 재능기부 공연을 하고 지적장애인 돌봄 교육을 받는다.
북구 지역의 세 가구에 연탄 500장 씩을 배달하며 소외계층의 고단한 삶을 통해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헌혈을 통해 불우한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한다.
또 도자기 체험을 통해 직접 흙을 반죽하며 신체의 새로운 움직임을 표현해보고 대학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새내기를 위해 고교 교사, 예술강사, 무용학원 대표로 활동하는 동문 선배들의 성공담을 들려주는 자리도 마련하는 등 알차고 내실있는 MT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오는 4월 2일~4일 전북 남원시 지리산중앙하이츠콘도에서 MT를 진행하는 정치외교학과(학과장 공진성)는 선배를 중심으로 수직적이고 강압적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MT에서 벗어나 신입생부터 교수까지 모두 함께 참여해 더 좋은 공동체 문화를 발전시키는 기회로 만들 계획이다.
MT 첫 날에는 충장사에서 취가정에 이르는 무등산 역사길을 걸으며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하고 한 해의 다짐과 목표를 적은 타임캡슐을 작성해 오는 11월 열리는 ‘정외인의 밤’ 행사 때 개봉한다.
이 날 밤 숙소에서는 세월호 참사 1주년 추모 토론 및 선언문 작성 시간이 진행된다.
세월호 참사에 관한 강의를 들은 후 조별로 세월호 참사에 관한 생각을 나누고 자신들의 공통된 생각을 선언문 형식으로 발표하는 시간을 통해 이웃의 슬픔에 동참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오는 4월 2일~4일 전북 고창 웰파크로 MT를 가는 수학과(학과장 강성권)는 숙소 근처의 고수초등학교와 고창남초등학교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봉사로 재능기부를 한다.
초등학생들과 함께 시어핀스키 피라미드, 오각뿔 전개도, 뫼비우스 띠의 원리를 이용한 돌고 도는 접시 등을 함께 만들며 어려운 수학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함께 한문학과(학과장 한예원)는 ‘21세기 군자가 되자’라는 제목으로 지난 13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장성 용매골 대화레저에서 MT를 진행한다.
하서 김인후 선생을 모신 전통교육기관인 장성 필암서원을 찾아 호남 유학에 관한 설명을 듣고 서원 경내와 주변을 청소한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15일 화순금호리조트로 MT를 다녀온 건축학부(학부장 조규만) 학생들은 최경회 장군을 모신 화순 충의사를 참배하며 역사의식을 키우고 화순동면 자율방범대(대장 류정훈)와 함께 자포마을 하천 환경정화활동을 펼쳤다.
학생들은 동면의 소외된 이웃 6가구를 선정해 두 가구에 연탄 500장 씩을 직접 배달했으며 나머지 네 가구에는 연탄 200장 씩을 전달했다.
이밖에 행정복지학부(학부장 김진숙)는 시각장애인 체험과 수화교육, 물리학과(학과장 신용진)는 영광 원자력발전소를 시찰하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요리경연대회와 마을 청소 등을 통해 학과에 대한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인다.
한편 조선대는 MT 프로그램을 개선해 학생들과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을 구축하고 지역문화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증진하며 3C 역량 강화와 ‘함께’형 문화인재 육성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 봉사활동 MT 프로그램 우수사례를 매년 시상하고 있는 가운데 올 해도 우수사례를 공모해 오는 6월 중 최우수상 1팀 300만 원, 우수상 3팀 각각 200만 원, 장려상 6팀 각각 100만 원 씩을 시상할 계획이다.
NSP통신/NSP TV 김용재 기자, nsp2549@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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