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NSP통신] 박광석 기자 = “‘공무원에게는 따뜻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가 적당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위험하다.’ 세계에서 가장 부패지수가 낮은 핀란드의 신규 공무원 윤리강령입니다.”
20일 아침 출근한 공무원들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즈음 청내 방송에서 상큼한 멜로디가 깔린 배경음악 속에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전 실과소 공무원들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방송에 귀를 기울인다.
“안녕하십니까? 기획감사실에 근무하는 정연태 입니다. 올해 첫 청렴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방송은 이어졌다. “공무원은 찬 맥주와 따뜻한 샌드위치 접대도 받지 말고 청렴해야만 공직생활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올해 첫 청렴방송을 한 하동군청 기획감사실 소속 정연태씨(8급)는 어쩌면 사소할지도 모르는 핀란드 공무원 접대문화를 예로 들며 조직의 청렴 문화를 강조했다.
“‘난 깨끗해, 다른 사람이 문제야. 혹은 나만 깨끗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궁극적으로 조직의 청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정씨는 “구성원 모두가 정직하고 깨끗해야만 비로소 ‘청렴 조직’이 완성된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하동군은 매주 화요일 오전 9시 6급 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과소별 한명씩 돌아가며 스스로 작성한 내용으로 ‘맑은 소리 청렴방송’을 실시해 공무원들의 반부패.청렴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공직사회가 깨끗하고 청렴해야만 군민에게 떳떳하고 나아가 사랑받는 군정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동군의 반부패.청렴 문제에 있어서는 어느 공공조직도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경남은 물론 전국적으로 이미 명성을 날리고 있다.
실제로 하동군은 지난 2010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군부 6위, 경남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경남도가 실시한 부패방지시책 평가에서도 경남 최우수 군으로 선정되는 등 6년 연속 반부패.청렴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힘입어 군은 올해도 7년 연속, 전국 1위 청렴기관 달성을 목표로 반부패.청렴정책 종합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청렴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군은 ‘조직의 청렴’ 문제를 다룬 정씨 이후에도 인기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 내용을 패러디한 ‘청렴한 공무원이 되는 건 어렵지 않아요∼’, ‘욕심을 버리면 이제 나도 청렴 공무원’, ‘하동의 미래는 내 손에’ 같은 주제로 청렴방송을 이어간다.
청렴방송을 접하는 공무원들의 각오도 새롭다. 한 공무원은 “하동군청 공무원 조직의 청렴도는 전국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지만 본의 아니게 부패에 연루돼 조직 전체를 멍들일 수도 있는데 청렴방송을 듣다보면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박광석 NSP통신 기자, bgs77@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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