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윤민영 기자 = 제자가 고인이 된 스승을 잊지 못해 스승 이름으로 모교에 거액의 장학금을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소환 신호이앤티(울산시 남구) 대표이사는 지난 2012년 4월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55세의 일기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스승 양보석 부경대 기계자동차공학과 교수를 기리기 위해 장학금 6000만원을 30일 부경대에 기부했다.
이 씨는 이 돈을 ‘양보석 장학금’이라는 명칭으로 후배들에게 학기마다 600만원씩 5년간 전해줄 것을 학교 측에 부탁했다.
양 교수 슬하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교수님 이름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았으면 해서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1985년 부경대에 부임한 양 교수는 다소 생소한 학문인 ‘기계진동’ 분야를 개척한 세계적인 과학자다.
기계 건강상태의 진단과 예측에 대한 그의 연구논문들은 산업계에서 기계설비 결함으로 생기는 막대한 손실을 줄일 수 있어 그의 사후에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인용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대한민국 최고 과학자 10명을 뽑는 올해의 지식창조대상에는 이미 고인이 된 그가 명단에 포함됐을 정도였다.
양 교수의 논문이 세계최상위권 논문(분야별 상위 1%) 가운데 인용도가 그만큼 높은 논문이었기 때문.
이 씨는 “교수님의 진동공학은 정말 배우기 어려운 과목이었다”면서, “교수님의 강의노트는 해마다 바뀌었고 수업은 엄하게 진행됐고 시험도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우리 제자들과 회식할 때는 사모님과 자제분들까지 함께 할 정도로 우리를 가족처럼 사랑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교수님의 지능역학연구실에 합격한 석·박사과정 학생들은 네 학기 중 첫 학기만 등록금을 부담하고 나머지 학기는 교수님이 지원했다”면서 “돌아가신 뒤 남은 재산이 소형 아파트와 낡은 승용차 한 대 뿐이었을 정도로 교수님은 오로지 연구와 제자만 보고 사신 이 시대의 진정한 사표(師表)”라고 돌이켰다.
이 씨는 전공을 살려 2004년 신호이앤티를 설립해 국내에서 기계 진동 분석 분야를 선도하며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우리 제자들이 기계 진동분야에서 어깨 펴고 당당하게 사는 것도 모두 교수님 덕분”이라면서 “일찍 가신 교수님을 생각하며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그분의 열정과 사랑을 본받고 그리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NSP통신/NSP TV 윤민영 기자, yoong_j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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