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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오락가락 정부 정책에 난감한 은행권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4-07-09 15:34 KRX2
#케이뱅크 #아담대 #주담대금리 #금리인하 #금감원

시중은행·인뱅 주담대 금리 인상
가계대출 35개월만에 최고 수준
금감원, 오는 15일 은행권 현장점검 실시

NSP통신- (사진 = 자료 각사)
(사진 = 자료 각사)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금융당국의 경고에 주요 시중은행들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에 따라 대출자들의 빚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연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은행권은 시장의 논리와 방향을 달리하는 당국의 정책과 압박으로 난감해하고 있다.

9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 중 주기형(5년변동) 금리를 0.1%p 인상했다. 아담대 주기형(금융채 5년 기준) 금리 하단은 전날 3.41%에서 이날 3.50%로 인상됐다. 이와 함께 전세대출 상품 금리 역시 최대 0.15%p 인상했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금융감독원의 경고과 함께 주담대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지난 1일부터 하나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0.2%p 인상했고 KB국민은행은 3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를 0.13%p 인상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12일부터 5년 주기형 주담대, 2년 고정 전세대출 금리를 0.1%p 인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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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된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 3일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도 은행권 부행장들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4월 이후 은행권 대출금리 하락과 일부 국지적인 주택 거래량 증가와 맞물려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자산건전성 관리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에서 가계대출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재차 압박했다. 금감원은 오는 15일부터 가계대출 관련 은행권 현장점검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연이어 가계부채를 지적한 이유는 지난달 가계부채가 35개월만에 최고 수준의 상승폭을 보였지만 주담대 금리가 계속 내려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가계대출은 16조원 넘게 늘면서 금융당국이 올해 초 제시했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 비중(1.5~2.0%)를 넘어선 2.33%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은행권을 난감하게 한 금융당국의 ‘엇박자 행보’도 이어졌다. 대출 한도를 줄인은 효과를 기대하며 내놓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은 2달 미뤘다. 이로 인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의 결정이 오히려 가계대출을 부추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의 정책 역시 가계대출 규모 축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는 저출생 위기 극복 차원에서 나온 신생아특례대출의 부부합산 연 소득 기준을 2억 5000만원으로 높여 수혜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 1월 29일 대출 신청 접수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 21일까지 신생아특례대출 신청액은 5조 8597억원이다. 그중 75.2%가 신규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이다.

이와 함께 정부와 금융당국의 행보가 시장의 논리를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이를 반영하지 않기도 어렵다. 오는 연말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역시 내려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은행권을 곤란하게 만든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방향에 맞춰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가고 있지만 은행이 주도적으로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금융채 금리도 오르고 내리는 폭이 매일 바뀔 것인데 이와 별개로 은행은 우대 금리를 축소하거나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조금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에 금리 인하 시그널을 강하게 받으면 조달시장이나 운용시장이 흔들린다”며 “그렇게 되면 천천히 시장 금리에 반영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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