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차기(20대)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자리를 오화경 현 회장(19대)이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저축은행,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업황이 어렵지만 여러 지표들을 솔직하게 공개했고 약속을 지켰으며 적극적으로 언론과도 소통해왔다”며 “이전 회장과는 달리 중앙회 직원들의 복지에도 섬세하게 신경을 쓰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저축은행중앙회 본사에서 열리는 비공개 의사회에서 20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약 한 달 간 후보자들이 추려질 예정이다.
통상 두 달 전에는 차기 회장 관련 하마평이 돌지만 이번엔 고요하다. 탄핵정국 속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상업장 정리를 압박하고 있는 데다 저축은행 업황이 부진하다는 삼중고로 차기 회장이 짊어 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역대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자들이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던 예보료율 인하 역시 예금자보호법 국회 통과로 어렵게 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오화경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일단 업황이 어려운 업계를 위해 직접 나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 긍정적인 평가의 가장 큰 이유다.
오 회장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PF의 위기가 찾아오며 ‘제2의 저축은행 사태’까지 거론되자 지난해 기자 설명회를 수 차례 열고 저축은행의 영업실적과 건전성, 연체율, 유동성비율 및 향후 전망까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매번 “현재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저축은행 실무자로서 필드에서 쌓은 추진력이 제대로 발휘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금융당국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저축은행 PF대출 자율협약’ 개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PF사업장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고 이 사업장에 대한 대출에 완화된 건전성 분류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충분한 시간을 줌으로써 부담을 완화했다.
이와 함께 오 회장은 후보자였던 당시 내걸었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급여 50% 삭감’을 실제로 이행했다. 그는 50% 삭감된 급여를 경영자문위원회와 혁신위원회 구성에 사용함으로써 해당 위원회에 법조계 출신 등 고위급 인사로 채웠고 이들은 저축은행에 닥친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자문을 제공하는 책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저축은행중앙회 내부에서는 그의 ‘직원 중심’ 마인드에 대한 호평을 내놨다. 대표적으로 직원들을 위해 중앙회 본사 안에 휴게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언론과의 소통 자리를 자주 마련해 매번 저축은행의 대변인 역할을 해낸 것 역시 ‘남다른 감각’이라는 평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저축은행들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자료들을 먼저, 완전히 오픈했고 불안감 해소를 위해 직접 목소리를 냈다”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해야 할 역할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 시절 내세운 공약들은 대부분 실천했다”며 “실제로 연봉을 삭감해 중앙회 운영에 보탬이 됐고 예보료 인하 공약은 사실 절대 이뤄질 수 없는 내용이지만 중앙회가 TF를 꾸릴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추진력과 진심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앞서 박재식 전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부서장에게 윽박을 지르고 호통을 쳤다는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며 “오 회장은 이같은 논란 없이 오히려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휴게실을 마련하고 음료수, 머그컵 등을 선물하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해 직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 회장은 지난 16일 임기가 종료된 이후 차기 회장 선임 전까지 회장 직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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