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정섭 기자) = 휴대폰 통신사업자들의 보조금 전쟁으로 인한 대 혼란이 급기야 정부의 ‘영업정지’ 명령으로 이어지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정부는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대해 각각 45일간의 영업정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가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온갖 보조금을 동원해 과열경쟁을 일삼은 탓이다.
보조금 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각 해당 기업들은 온갖 교묘한 수단을 써가며 가입자들을 유혹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소비자들은 혜택을 많이 주는 통신사업자들을 찾으려고 인터넷등을 뒤지는 탓에 잠까지도 설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니 ‘이동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정말 ‘가관’이다.
우스개 소리일지 모르지만 사태의 근원을 막는 방법은 휴대폰을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없애는 일일까?
결국 이번사태는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를 많이 끌어들이려는 속셈에서 시작된 일이다.
시장은 이제 무한 경쟁시대라고는 하지만 그 무한경쟁이라고 하는 것도 어느 정도의 상도덕이 공존해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다.
그 상도덕이란 게 공정한 경쟁의 의미도 물론 담겨 있지만 자기보다 뒤쳐지는 경쟁회사들의 마음도 헤아려 줄 수 있는 너그러운 혜안(慧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즉 집착과 차별을 떠나 사물을 밝게 보는 슬기로운 눈이다.
나는 지금 이같은 말을 현재 1위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에 해주고 싶다.
SK텔레콤은 우리나라 휴대폰 소지자의 절반이상을 통신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다는 얘기다.
최근 본지(NSP통신)가 기획시리즈 기사를 내보내면서 깜짝 놀랄만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세계 그 어느 나라를 찾아봐도 한 통신회사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사례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미국과 영국의 1위사업자의 점유율이 30%대였고 1위 사업자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일본과 프랑스도 시장점유율이 50% 미만이었다.
요즘 갑을관계 논란등 비합리적인 관행과 거래질서를 바로 잡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과도한 독점체제를 막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에서 왜 유독 통신시장 만큼은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하는지 이해할수 없다,
이참에 정부는 국내 통신시장의 현황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해외시장의 경우도 면밀하게 살펴서 ‘잡음없는 아름다운 경쟁’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써야 할 것이다.
SK텔레콤은 ‘1위에 대한 집착’과 ‘물 불 안가리는 차별전략’을 떠나 2 3위 사업자들에 대해 공정한 경쟁으로 함께 가려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먼저 가는 사람이 모범을 보인다면 뒤 따라가는 사람도 따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을 없애는 길이다.
어차피 SK텔레콤도 잘 알고 있겠지만, 1위의 아성은 당분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위 사업자 답게 대승적인 차원의 모습을 보이면서 그 자리를 지켜간다면 그 자리는 더욱 빛나지 않을까?
필자가 좋아하는 우리말 중에 ‘개평’이란 어휘가 있다.
노름이나 내기 따위에서 이긴 자가 자신이 얻은 몫에서 조금 떼어내 잃은 자에게 그냥 주는 것을 말한다. 이 얼마나 인간적이고 훈훈한 정이 넘치는 풍경이 아니겠는가?
SK텔레콤에게 진정 해주고 싶은 말이다.
(본지 편집부국장 겸 산업부장)
desk@nspna.com, 박정섭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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