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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은 정치칼럼

메가시티·경기도 분도 등 국가균형발전 논쟁 이참에 불사르고 매듭짓자

NSP통신, NEWS, 2023-11-20 10:02 KRX7
#나도은 정치칼럼 #메기시티 #경기도분도 #김포시 #수도권 통합론

“시간제한 두지 말고 지금 바로 끝장 볼 때까지 가보자”

NSP통신-나도은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정치철학 박사)
나도은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정치철학 박사)

(서울=NSP통신) = 한마디로 대혼란이다.

경기 북부 10개 시군을 경기도에서 떼어내 특별 자치도로 만들려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기분도론’에 대해 김포시와 국민의힘이 ‘김포 서울 편입’을 주장하면서 과거 경기도지사들이피웠던 군불을 ‘수도권 통합론’으로 재부상시킴으로 선거철에 편승한 때아닌 ‘메가시티(Megacity)’ 논쟁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국토 균형발전에 입각한 각종 주장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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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분도론’은 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단골 이슈다. 낙후된 경기 북부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한강 이북 10개 시군 또는 김포를 포함한 11개 시군을 경기도에서 분리해 새로운 광역지자체로 만들자는 구상이다.

1987년 대선 당시 민정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했고 1992년 김영삼 후보가 약속했지만 실현되지 못했지만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정부에 공식 요청하고(2023.10.26), 중앙지방협력회의(2023.10.27)에서 대통령에 직접 건의함으로써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하지만 ‘경기분도’에 대한 김포시의 반발과 서울 편입 주장은 국민의힘이 이를 당론으로 정하고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를 띄우면서(2023.11.10.), 그 파장이 인접 도시로까지 확산되며 ‘수도권 통합론’을 재소환하고 있다.

이 ‘수도권 통합론’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상수 인천시장이 ‘수도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광역경제권’ 세미나에서 ‘메가시티’ 구상의 발표(2009.12.)하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서울·경기·인천을 합친 ‘메가시티’를 도정 목표로 제시(2010년 신년사)하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서울·경기·인천을 하나로 묶는 ‘광역 서울도’와 전국을 ‘5대 초광역권(대전도(충청권), 대구도(경북권), 부산도(경남권), 광주도(호남권))’으로 묶자는 주장으로 이어져 왔던 것이다.(2017. 12.)

부산·울산·경남과 광주·전남이 가장 먼저 논의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행정통합’보다는 ‘초경제동맹’으로 논의가 약화된 상태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등 4개 광역 시·도를 하나로 묶는 충청권 특별지자체 합동추진단 출범(2022.1.))과 타지역에서도 시동을 걸고 있는 중이다.

◆해외 사례

메가시티론은 해외에서도 이미 광범위하게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추진 돼 왔다. 세계 각국의 메가시티 사례로는 ① 일본(수도권 인구비율 34.8%)의 경우, ‘국토 그랜드비전’(2014년), 컴팩트+네트워크 다양성과 연계에 의한 국토 만들기, 도시별 특성을 살린 ‘Super Mega-Regions’ 형성(도쿄권, 나고야권, 오사카권) 등이다.

② 중국(수도권 인구비율 7.8%)의 경우, ‘대도시 중심 도시군’ 구상(2009년), 주강삼각주(홍콩-선전-광저우), 장강삼각주(상하이-난징-항저우), 징친지(베이징-텐진) 등 초대형 10대 도시권 전략 추진 등이다.

③ 프랑스(수도권 인구비율 18.2%)의 경우, ‘국토 2040’(2010년), 22개 레지옹을 13개로 통합(2016년), 주거 및 관광, 지리 공간, 통행 등 7개 공간시스템 별 지방 대도시화 등이다.

④ 영국(수도권 인구비율 20.9%)의 경우, ‘City-Regions’ 정책(2005년), 주요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8개 도시권 형성하여 주변 농촌을 통합하는 정책, 경제활성화, 인프라 확충 등 도시권 개발계획 공동 수립 등이다.

⑤ 독일(수도권 인구비율 7.4%)의 경우, ‘대도시권’(2005년), 슈투트가르트, 함부르크 등 11개 광역도시권 조성 등이 진행중이다.

◆용어의 정립

‘메가시티’란 용어는 주요 도시와 생활·경제·문화 등이 기능적으로 연결돼 일일생활권이 형성된 주변 도시권을 포함한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거대 도시권을 의미하며 이와 유사한 용어인 ‘메트로폴리스’는 어느 지역의 중심도시와 주변 중소도시가 결합함으로써 경제·문화·행정 등 기능이 고도로 밀집된 대도시를 의미한다.

또한 근자에 회자 중인 ‘메갈로폴리스’는 1961년 프랑스 지리학자 장 코트망이 그의 저서에서 뉴욕, 필라델피아, 워싱턴DC까지 형성된 거대 도시권을 ‘메갈로폴리스’로 명명하면서 퍼지게 된 개념이다.

◆정쟁의 논쟁화 필요성

이 두 가지 논쟁이 2024년 총선과 맞물리면서 논의의 본질을 벗어난 정치적 쟁점으로 불 붙고 있는 것이다. ‘경기분도론’과 ‘수도권 통합론’ 또는 ‘메가시티론’이 갖고 있는 장·단점을 총선에 기댄 정치적 관점에서 단순 비교하면서 장치적 유불리를 계산한다거나 정치적으로 논쟁화 하는 것은 이 사안이 갖고 있는 역사성과 국가와 국민의 삶과 미래를 담보하는 중대성을 간과하는 치명적인 과오를 초래할 수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가들간의 경쟁과 글로벌화 되고 있는 경제·사회·문화 환경 속에서 국민의 삶을 질적으로 개선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국가와 도시의 글로벌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해나가야 할 것인가를 정치와 행정이 그리고 사법이 국민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매듭지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젠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의 총선에 맞물린 정치적 논쟁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행정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논쟁을 더욱 가속화해 이참에 매듭을 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오히려 국민과 함께 적극적으로 사회적 공론화를 지필 필요가 있다.

이 논쟁이 정치적 쟁점이 된 것에는 부정과 긍정의 양면이 있을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국민의 주도적 감시와 참여로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기라야 온 국민의 관심사로 확산되고 정치적 논쟁거리로 전락되는 한이 있어도 전 국민적인 이목이 집중되는 시기에 이 논쟁을 적극적으로 쟁점화해 모든 정치적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고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공론장을 만들고 사회적으로 공론화해 이로부터 긴 시간이 요구될지라도 시작의 단 초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론의 사례

공론의 시간에 관해서는 두 가지 사례를 떠올려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분단된 독일에서 논쟁을 통해 다양성을 추구한 역사교육이 ‘통일의 힘’이 됐던 ‘보이텔스바흐 협약’ 사례다.

독일의 분단 직후 역사교육은 1950~1960년대엔 냉전·대결 분위기 속에서 동독을 비판하는 반공주의적 내용과 민족정체성을 강조한 역사기술로 교과서가 만들어졌다. 위로부터의 압박이나 강제는 아니었고 독일 역사학계에서는 학문적 성과가 충분히 쌓이지 않고 집필자들의 한계가 표출된 시기였다.

그러나 1969년 빌리 브란트가 서독 총리가 되고 냉전을 극복하려는 정치가 시작되면서 독일의 역사교육은 1970년대 초반부터 성찰적인 역사 인식과 다양성, 민주주의 존중, 평화와 화해, 민주적 시민교육이 역사교육의 주요 요소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변화했다. 이 흐름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보이텔스바흐 협약’은 1976년 당시 서독 보수정당인 기민련 소속 정치교육원장이 좌우의 정치 그룹 3000개를 모아 일주일간 보이텔스바흐라는 소도시에서 치열한 회의 끝에 민주적 시민교육의 내용에 대한 공동의 타협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후 이 협약은 모범적인 독일 교육의 원칙이 되어 독일 연방정부가 정치·국가관·역사 등을 가르칠 때 모두 이를 따르고 있고 현재는 유럽과 전 세계 ‘민주적 시민교육의 헌법’으로 불려지고 있다.

원칙 1, 제압 금지 원칙-교육자는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피교육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압적으로 주입해서는 안 된다.

원칙 2, 논쟁성 재현 원칙-학문과 정치에서 논쟁이 되는 것은(학습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에서도 논쟁으로 재현되어야 한다.

원칙 3, 학습자 이익 상관성의 원칙-교육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공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관련 방도를 찾아낼 수 있도록 교육 시켜야 한다.(이 원칙이 너무 개인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보완 성격의 내용이 이후 추가됨)

원칙 4, 연대의 원칙-민주시민교육을 받은 시민들은 가능한한 다른 시민들과 연대해서 자신의 이익을 관철 시켜야 한다.

두 번째는 반목보다는 협력을 중시하는 역사에 대한 공동 인식 접근사례 중 하나인 프랑스와 독일의 공동 역사 교과서 집필과 사용에 관한 사례다.

2003년 1월 프랑스와 독일의 젊은이들은 양국 간 청년의회포럼(Youth Parliament Forum) 행사에서 40년 전 1월에 체결된 프랑스-독일 우애 조약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공동 역사 교과서를 집필하자는 역사적인 선언을 하게 된다.

이는 곧 양국 정부의 지지를 받아 독일은 외교부에서, 프랑스는 교육부에서 정부 차원에서 준비하기 시작했고 3년 후인 2006년에 ‘프랑스-독일 공동 역사교과서’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

이 공동 역사 교과서는 양국에서 각각 5명의 역사 학자들이 선발돼 총 10명의 집필위원회로 구성됐고 그 후 역사책 집필이 진행됐다.

현대사인 1945년 이후 양국과 유럽 역사에 대한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우선 집필한 뒤, 2006년 승인을 거쳐서 출판됨으로써 양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공식 역사 교과서가 됐다.

양국 학자들이 이 공동 역사 교과서를 집필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은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데 두 나라가 서로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다. 즉 두 가지 시각이 있다는 점을 기술하고 이에 대한 조율에 노력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시각은 ‘사실에 입각’해야 하므로 서로 확인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수여야 함을 강조했다.

이후 양국은 세계 1·2차 대전 역사의 공동 집필과 출판(2008년), 고대부터 나폴레옹 시대까지의 역사도 함께 집필했다. 독일의 경우, 폴란드와 공동 역사 교과서를 집필해 2015년 출판 했다.

◆도시연담화와 생활권 불일치 문제

또 하나는 ‘도시연담화’에 대한 논쟁이다.

‘도시연담화’는 2개 이상의 도시가 확장에 따라 인접 도시가 연결돼 하나의 거대도시가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의 학자 패트릭 게데스(Padrick Geddes)의 저서 진화 속의 도시(Cities in Evolution)서 처음 거론된 도시 현상으로 근접한 몇 개의 도시가 성장해 이들 도시가 기능적으로 깊은 상관성을 가지고 일련의 주거, 공업, 기타 상업·업무 등 상호 연결되어 공간적으로 결합 돼 가는 현상을 말한다.

연담화(Conurbation, 連擔化)돼 있는 여러 도시들이 기능을 서로 분담해 하나의 도시기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고 수도권처럼 하나의 도시가 우위를 확보하게 돼 상대 도시는 아예 종속되거나 교외화 돼 버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연담화는 도시 계획상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도시라면 녹지 확보를 위해, 도시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외곽에 개발제한구역을 두어 연담화를 막는 조치를 취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가 연담화 됐다는 것은 그만큼 도시개발이 무계획적이었음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빨대 효과(Straw Effect)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프라도 더 좋고 직장도 더 많은 대도시가 소도시의 상권까지 흡수해 지역 상권과 경제가 무너짐은 물론, 연담화되면서 생활권이 대도시에 종속된 베드타운으로 변하기 쉽다. 연담화가 심해지면 이러한 이동의 제한이 없음에도 생활권이 찢어지는 사태가 벌어진다.

결국 ‘도시연담화’의 문제는 생활권 불일치로 발생하는 문제다. 그래서 불거진 것이 직주근접의 자족도시 논쟁이다.

그런데 지난 대선부터 불거진 ‘제1기 신도시 특별법’ 입법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재건축에서 리모델링과 재개발 사이의 간극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재건축이란 것이 계획으로부터 실제 공급까지는 10년 이상의 기간과 거쳐야 할 다양한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 현실성으로 와닿지 않는 것이다. 워낙 장기 플랜이다보니 개인에겐 인생을 거는 문제이고 지역은 소멸이라는 생존의 문제이고, 국가에게는 국토 균형발전과 글로벌 경쟁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가나 국토 균형발전론에는 서울-수도권 관계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두 가지 문제가 병합돼 있다. 서울-수도권 문제는 도시연담화와 메가시티화 문제로 수도권-비수도권 문제는 지역소멸의 문제에 와닿아 있다. 즉 지역 단위로는 메가시티의 중추 역할을 담당할 중심도시의 서울과 같은 역할 가능성과 서울로 집중된 자원의 공유와 이전 여부에 달려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과 국민의 삶을 기조로 하는 국토 균형발전에 입각한 행정 대개편을 전제로 하는 장기적 플랜과 공론을 통해야 부작용을 줄이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완성할 수 있다.

◆이 참에 끝장낼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정쟁 또는 공론에 앞서 이 논쟁의 출발점에서 전제로 깔고 갔으면 하는 쟁점이 하나 있다.

논쟁의 출발점에서 ‘도’를 없애자는 것이다. 즉 행정체계를 단순화해 중앙-지방이라는 두 단계를 전제로 국가 행정체계 대개편을 다루자는 것이다.

그래야 수도권 통합론이든 메가시티론이든 논쟁을 본격 시작할 수 있겠다.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기라서 당리당략에 치우친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 될 뿐이라고 격하시킬 필요는 없다. 그러면 언제는 선거 시기가 아니라서 이런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있었나 반문하고 싶다.

오히려 선거 시기와 맞닿아 있어 온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국민적 관심사가 되어야 정치권이 조심스럽게 눈 돌릴 수 있고 그래야만 그 어떤 결론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과정이나 결론이 제대로 국민 눈높이에 이르려면 그만큼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사회적 공론장이 필요하고 이 사안을 여하간에 그곳으로 끌고 갈 때만 사회적 대타협에 근거한 합의가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제한 두지 말고 지금 바로, 끝장 볼 때까지 가보자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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