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사람들이 치과의사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다음 질문일 것이다.
“사랑니가 있는데 꼭 빼야 하나요?”
사랑니는 정말 꼭 빼야 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똑바로 예쁘게 나고, 잇 솔질할 때 칫솔도 잘 닿고, 아랫니와 꼭 맞물려서 씹는 역할도 잘 한다면 굳이 뺄 필요는 없다.
그런데 이런 완벽한 사랑니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사랑니는 원래 스페어타이어와 같은 존재다.
원시인들의 두개골을 조사해보면 대략 성인이 될 때 쯤 치아의 손상으로 어금니 하나쯤이 더 필요한 상태가 된다고 한다.
바로 그 때 사랑니가 나면서 그 필요를 채워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야생의 식습관을 가진 원시인들과 달리 성인이 되어도 어금니의 손상이 거의 없다.
그래서 사랑니는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 날 자리 없이 이리저리 삐뚤 하게 나거나, 뼈 속에 묻힌 채로 있게 된 것이다.
사랑니는 대부분 삐뚤 하게 나거나, 반쯤 누워서 어중간하게 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랑니에는 칫솔이 잘 닿지 않아서 치태와 치석이 잘 생긴다.
그 결과 충치도 잘 생기고 주변의 잇몸에 심한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사랑니에만 그런 문제가 생기면 그나마 다행인데, 문제는 앞쪽에 있는 어금니에 까지 충치와 잇몸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사랑니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치료를 해서 끝까지 보존해 두면 어떻게든 씹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사랑니는 불완전하게 나다 보니 다른 치아와 맞닿는 면적이 매우 적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씹는데 거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사랑니의 충치나 잇몸병을 굳이 치료해서 보존한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그리 크지 않다.
결론을 내리자면, 똑바로 잘 나오고 칫솔이 잘 닿아서 치석도 잘 안생기고 아랫니와 잘 맞물려서 씹는데도 아주 유용한, 그런 완벽한 사랑니라면 남겨 두어도 좋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형태로 나고, 칫솔이 잘 닿지 않아 충치와 잇몸 염증도 잘 생기고, 씹는데 역할도 그다지 하지 않는 사랑니라면 다른 어금니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전에 빼주는 것이 좋다.
한편, 최근에는 사랑니를 다른 곳에 이식하거나, 임플란트의 뼈 이식에 활용하는 등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극히 제한적이지만, 언젠가는 ‘사랑니도 약에 쓸려면 없다’라는 속담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다음 회에 계속…)
NSP통신에 칼럼을 기고한 고광욱 원장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했고 현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유디 치과 한국노총점 대표원장을 맡고 있으며 치아관리와 관련된 칼럼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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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태 NSP통신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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