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지영 기자 = 신간도서인 도마뱀 사냥 나가신다(저자 유희윤, 그림 양민애 출판사 상상)는 귀여운 반전과 위트가 담긴 장난꾸러기 같은 동시집이다.
“사자야 꼼짝 마”를 외치는 간 큰 도마뱀이 설마 사자를 잡으려는 걸까, 하는 순간 반전이 일어난다.
반전과 위트는 긴장을 풀고 다 함께 깔깔깔 웃게 만든다. 사냥감은 바로 ‘사자 콧등’에 앉은 파리였고 사자의 협조를 받은 도마뱀은 멋지게 사냥에 성공한다.
몸집이 작고 힘이 약하지만 사냥감을 노리고 있다가 “바로 요때다~” 하며 사자의 콧등에 ‘무기’를 날리는 도마뱀의 사냥 묘사는 빈틈없이 일품이다.
유희윤 시인의 ‘도마뱀 사냥 나가신다’는 먼저 손을 건네면 고맙다고 대답하는 작고 예쁜 목소리들이 정말 들리는 것 같은 동시집이다. 토끼는 토끼풀을 먹으면서 고마워하고 토끼풀은 “고맙다고 말해 주어서”고맙고 “뿌리를 남겨 주어” 고맙다고 말한다.
마치 친구 같다.
무엇보다도 유희윤 동시집에는 상처받는 존재가 없다.
호두를 깔 때에도 “망치야, 호두 깔 때 힘자랑은 안 돼. 호두 머리 다치면 큰일 나.”(‘호두까기’)라고 망치에게도 조심시킨다. 서로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라는 착한 마음이 담긴 동시집이다.
서로 감싸주고 어루만져 준다.
이 동시집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고마워할 줄 아는 따뜻한 목소리도 담겨 있다. 서로 모여 손잡아 주고 감싸 주고 나눠 준다. “수유리 할머니 집 식탁에 둘러앉아”(‘목소리 큰 가족’) 우리들의 이야기를 풍경처럼 펼친다.
할머니와 손자도 좋은 친구다. “할머니 안 넘어지게 손 꼭 잡아 드릴게요.”(‘여섯 살 2’)라고 의젓하게 말하는 여섯 살 찬이의 모습이 귀엽다. 새 비누는 “조그매진 늙은 비누”에게 “제 등을 꼭 잡으세요.”(‘이어서 간다’)라고 말한다.
상대방에게 살며시 건네는 따뜻하고 고마운 목소리를 유희윤 동시집 ‘도마뱀 사냥 나가신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다.
한편 저자 유희윤은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으며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사다리’가 당선됐다.
제28회 방정환문학상을 받았으며 대산창작지원금, 한국문화예술진흥원창작지원금, 서울문화재단창작지원금,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내가 먼저 웃을게’ ‘하늘 그리기’ ‘참, 엄마도 참’ ‘맛있는 말’ ‘난 방귀벌레, 난 좀벌레’ ‘잎이 하나 더 있는 아이’ 등이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눈 온 아침’ ‘봄눈’ ‘비 오는 날’ ‘개미’ ‘고양이 발자국’ ‘거미의 장난’이 실렸다.
그림의 양민애는 덕성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서울 작은 산자락 아래 통통한 마당냥이 여섯 마리와 예민한 집냥이 한 마리의 집사이자 일상의 작은 것들을 따뜻하게 화면에 담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린 책으로는 동시집 ‘말랑말랑한 말’ 등이 있다.
NSP통신 박지영 기자 jy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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