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NSP통신) 김성철 기자 = 광양시가 주말로 성큼 다가온 섬의 날에 ‘가볼 만한 섬’으로 배알도를 추천한다.
섬의 날은 섬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2018년 제정된 국가기념일로 2019년을 원년으로 매년 8월 8일을 기념일로 삼는다.
섬의 소중한 가치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배알도는 550리를 달려온 섬진강이 마침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동그마니 떠 있다.
대동여지도, 여지도서 등에 사도(蛇島)로 표기돼 뱀섬으로 불리기도 했던 배알도는 독특한 이름만큼 신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배알도라는 명칭은 망덕산을 향해 배알하는 형국에서 유래했는데, 망덕산은 왕비가 날 자리를 상징하는 천자봉조혈의 명당으로 풍수가들이 많이 찾아들었다고 한다.
거기에 망덕산 뒤에 있는 천황산(天皇山)은 왕을 상징하고 있어 이름에 깃든 땅의 기운과 운명을 헤아려보는 즐거운 상상에 빠지게 한다.
특히 운치 있는 소나무로 둘러싸인 배알도 정상 해운정에서는 김구 선생, 태풍 사라호 등 정자의 건립부터 복원에 이르기까지 훈훈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을 살피며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배알’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공경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고 조심스럽게 윗사람을 만나 뵌다’는 의미 외에도 ‘자기만의 생각이 자리 잡은 가상의 처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지나 현실의 경계를 넘어서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가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배알도는 자신을 내맡길 수 있는 가상의 처소였던 셈이다.
공간은 저마다 인간의 내면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비밀과 기운을 지니고 있고, 여행은 그 공간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전율과 행복감을 찾아 나서는 자발적 유배다.
배알도는 섬이라는 생태적 가치를 넘어 자신과 오롯이 마주할 수 있는 철학적 공간의 가치를 지닌 셈이다.
광양제철소가 건설되면서 광양 유일의 섬으로 남게 된 배알도는 최근 꽃무릇, 패랭이, 비비추 등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한 섬 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초록 잔디가 융단처럼 펼쳐진 섬 마당은 소박한 꽃밭과 배알도라는 빨간색 명칭 조형물로 꾸며져 낭만과 감성을 자극한다.
오랜 시간을 굵어 온 고목 아래 벤치는 섬 마당이 펼치는 여백의 미와 푸른 바다 위에 유려하게 놓인 다리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조망점이다.
빽빽한 시간의 틈바구니를 빠져나온 바쁜 현대인에게 이보다 더 큰 안식과 회복을 안겨주는 풍경은 없다.
배알도는 작지만, 경외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신비의 섬이다.
섬이 가진 기운을 해치지 않고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린 둘레길을 걸으면 닿을 수 없었던 섬의 뒷모습까지도 읽을 수 있다.
자연의 생태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인간이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는 배알도는 섬의 날에 담긴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온몸으로 증명한다.
바다가 섬진강을 기다렸던 곳에 새로운 이정표로 서 있는 배알도는 오늘도 바다를 가로지르는 보도교로 닻을 내리고 섬의 가치를 지켜가는 아름다운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박순기 관광과장은 “배알도는 겸허히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정신적 공간이자 새 희망을 향해 정중히 배알하며 미래를 꿈꾸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이어 “섬의 날에 생태, 역사의 보고인 배알도에서 섬의 가치를 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NSP통신 김성철 기자 kim7777@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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