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참여연대는 지난 2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라면 제조·판매사 네 곳이 9년간 가격담합을 적발하고 과징금 1354억 원을 부과 한 것과 관련해 현재와 같은 과징금제도로는 대기업들의 담합을 근절할 수 없다며 정부가 담합에 대해 소비자집단소송제도나 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26일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대기업 두 곳의 가전제품 가격담합이 밝혀진지 두 달도 채 안 돼 또다시 담합이 적발 된 것은 현행 과징금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해 과징금 부과가 결정된 13건의 가격담합에서 부과된 과징금이 관련 매출액의 2% 수준에 불과해 기업이 담합에 참가할 유인을 사전에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징수된 과징금을 소송기금으로 사용하고, 단계적으로 소비자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과징금 부과가 결정된 가격 담합 사건은 생명보험·컴퓨터 모니터 브라운관·치즈·음원 등 13건으로 관련 매출액은 23조 3749억 6400만원에 이르지만 부과된 과징금은 4692억 2100만원으로 전체 담합 매출총액의 2.01%에 불과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지난해 적발된 담합13건 중 5건은 과징금 부과율 비율이 1%에도 미치지 않았다며 “담합을 사전에 억제하고 사후 그 책임을 묻는 현행 제도로는 과징금이 유일한데, 관련 매출액의 2%에 불과한 과징금으로는 기업이 담합에 참여할 유인을 줄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참여연대는 “담합의 억지력을 높이고, 피해 당사자인 소비자의 피해구제를 위해 징수된 과징금을 소비자 기금으로 조성해 소송기금 등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도 시정조치근거조항과 과징금관련 조항들을 개정해 담합 등 독과점행위에 대해 부당 이득 환수적 성격의 금전적 제재와 함께 징수된 과징금으로 소비자 기금을 조성해 담합을 억제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참여연대는 “소비자 개개인이 소송에 참여할 유인이 많지 않으며, 피해자인 소비자들이 담합에 참여한 기업을 견제할 수 있도록 궁극적으로 소비자 집단소송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경우에는 담합의 경우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과징금에 관한 명시적 근거 규정없이 일반적인 시정명령 권한을 활용해 부당이득 환수(Disgorgement)조치와 원상회복조치(Restitution)를 취할 수 있어 대기업들이 답합하고자 하는 의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강은태 NSP통신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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