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박광석 기자 = 4.11 총선 후보 등록을 끝내고 뚜껑을 열자 부산 지역곳곳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하향식 공천으로 인한 지역민심 이반을 틈타 상당한 지역연고를 지닌 여권 성향 인사들의 잇단 무소속 출마로 잘못하면 새누리당의 발목이 잡힐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전망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무성 의원의 백의종군과 잇따른 박대해의원의 대선종군 선언 등으로 잦아들었던 부산지역 새누리당 내 공천불복 불씨가 슬며시 되살아나 큰 불로 옮겨 붙으면서 4월 총선 부산지역 선거 판세의 또다른 변수로 등장했다.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에 대한 불신과 반감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소속 변수가 부상할 조짐을 보이자 보수표 분산 우려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부산시선관위의 최종 집계 결과 부산에서는 무소속 출마자가 2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당수가 여권 성향의 후보로 알려졌다.
이들이 경성불복 ‘무소속 출마’라는 ‘끝수’를 뽑아든 것은 새누리당 공천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 나름대로 다져 온 지역민심과 조화를 이루며 새누리당의 불신에 자신감이 얹어진 형상이다.
여권 성향의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로 새누리당은 표 분산이라는 최악의 수를 안고 싸우게 된데다 하향식 공천으로 지역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후보들이 공천되면서 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이제야 선거사무실을 개설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기장을 선거구의 경우 새누리당 하태경 후보가 전략공천되면서 여권성향 후보들이 속속 한바탕 전쟁을 벌일 준비에 나서고 있다.
최현돌 김동주 두 후보가 등록, 하 후보를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안경률 의원의 불출마로 시의원 등 기존 안 의원 조직들이 상당부분 와해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하 후보는 기장보다는 해운대 지역에서 몰표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표분산으로 인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부산수영과 부산진갑, 영도, 사하갑 등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먼저 수영의 경우 갑작스런 경선 룰 변경에 반발, 경선에 참여치 않았던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3일 무소속으로 등록, 유재중 의원과 대결이 불가피 하게 됐다.
이 지역에서 단일후보를 낸 민주통합당은 이 두명의 강력한 여권성향 인사들의 한판이 선거에 상당히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근 온종합병원 원장이 오랫동안 갈고 닦아 왔던 부산진갑도 마찬가지.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던 정 원장이 여론조사 1위에도 불구하고 낙천됐다며 반발, 무소속 출마 강행에 나섬에 따라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와 야권연합 민주통합당 김영춘 후보간 3파전이 형성되면서 새누리당의 터밭에서 여당 성향 표분산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 때에도 정 원장과 나 후보간 피튀기는 싸움이 김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정 후보가 타 후보에 비해서 인지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무소속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영도 선거구에는 이영 전 부산상의 상근부회장, 동래구에는 최찬기 전 동래구청장 등이 각각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강력한 ‘케스팅보드’로 떠올랐다.
이들 무소속 후보들은 오랫동안 지역 텃밭을 일궈온 만큼 새누리당 후보에 비해 결코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 출신 엄호성 전 한나라당 의원이 부산사하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엄 후보는 아예 노골적으로 “역대 총선을 보면 이곳은 여전히 새누리당 정서가 강하지만, 민주통합당이 세를 넓혀나고 있다. 이번에 여권 성향 두 후보가 나오는 셈인데 제가 표를 얼마나 차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신문 서울정치부장을 지낸 차재원 정의화 국회부의장 전 비서실장도 부산진을에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차 전 비서실장은 “이제는 안철수가 나서야 한다”며 ‘안철수 역할론’을 내세워 안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고향인 부산진을에서 태풍을 일으키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같이 이번 4·11총선에서도 '무소속 변수'가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진보진영보다 보수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이 더 많아 새누리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무소속들은 전국 245석 가운데 10%가 넘는 25석을 차지했다. 더구나 최근 여야 정치권을 비토하는 무당파 유권자 비율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무소속 후보들에게는 ‘자신감’에 충천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야권에서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강력한 여권성향의 현역 무소속 후보가 출마할 경우 분명한 이익이 예상되지만 무소속 후보로 정치색이 옅으면서 참신한 후보가 나설 경우 ‘야권성향’의 표가 무소속에게 몰릴 가능성도 대단히 농후하기 때문이다.
박광석 NSP통신 기자, bgs77@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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