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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봤더니

‘도어락’ 고립된 사회가 초래한 공포 담겨

NSP통신, 이복현 기자, 2018-12-05 09:15 KRD2
#도어락 #고립된사회
NSP통신-도어락 스틸.
도어락 스틸.

(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영화 ‘도어락’은 스릴러물로는 현실적이다. 우리 주변에서 있을 수 있을 법한 소재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도어락’의 원작은 ‘슬립 타이트(sleep tight)’다. 원작이 범죄자의 시각으로 그려져 있다면 반대로 ‘도어락’은 피해자의 시각으로 그려져 있다. 주인공 경민(공효진)을 따라 그녀의 직장과 퇴근길과 집(오피스텔) 등을 따라 사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혼자서 생활하는 자신의 집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배경은 철저하게 고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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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오피스텔로 가는데 거의 사람도 없고 하물며 인사를 나눌 이웃도 없다. 일부러 그렇게 설정했는지 마주치는 것은 오피스텔 입구의 수위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속 세계는 그런 면에서 어떤 설정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혼자로 철저히 고립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실제로는 많은 이들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 같지만 고립된 경민에게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도어락’에는 경민의 집 앞 담배꽁초가 떨어져있거나 한 밤에 도어락을 열려는 장면 등 여성 혼자서 맞닥트려야 하는 일상적 공포가 그려져 있다. 또 그녀에게 마취제(?)를 사용해 잠에서 깨지 못하게 하고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같은 침대에 자다가 사라지는 남자의 모습은 스릴러물로 충분한 흥미를 준다. 즉 이 남자의 정체를 모르는 경민이 어떻게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될지 관객들을 빨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중요하다. 어떻게 관객들에게 저 상황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면서도 긴장감을 유지시킬지가 이 스릴러 영화의 핵심적 재미이기 때문이다. 영화와는 실제 현실 등과 같은 외적 요소보다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영화 ‘도어락’은 물론 장점이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특히 스릴러물이라는 장르적 특성에서 범인의 정체가 너무 쉽게 파악됐다는 점이다. 추측이지만 스릴러물을 좀 보신 관객들이라면 범인 짐작이 초기부터 드러나 속으로 나는 ‘저 사람이 아니면 좋겠다’라고 할 정도였다. 범인이 드러나도 상관없지만 영화 ‘도어락’은 범인을 숨기고 있다는 점에서 좀 아쉬웠다.

또 스릴러물에서의 소위 머리싸움이 너무 약해 보였다. 물론 관객들에게 완전히 잘못된 정보로 속이는 수법은 없었던 것 같지만 사건의 얼개가 너무 정직(?)해 보이다보니 흥미가 반감됐다.

NSP통신-도어락 스틸.
도어락 스틸.

특히 범인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이나 정보가 부족해 그가 어떤 인물인지, 또는 얼마나 악한 인물이고 얼마나 지능적인 인물인지를 알 수 없어 ‘경민이 정말로 두렵겠구나’ 하는 공감이 다소 떨어졌다.

경민이 여성이고 약자이니까 두렵겠지하고 머리만 이해하는 수준이었다. 관객은 경민을 둘러싼 배경은 굉장히 현실적이지만 이상하게 경민에 대한 공감은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후반부에 경민과 범인의 결투(?) 장면이 왠지 길게 느껴졌다.

스릴러장르상 어쩔 수 없는 설정 소위 다소 무능한 경찰이라든지, 어쩔 수 없이 혼자 범인이 있는 곳으로 간다든지 하는 등은 감수하더라도 사건과 사건의 얼개들을 보다 치밀하게 하고 ‘경민의 두려움이 관객들에게 더 전달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했다.

하지만 ‘도어락’ 속에는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칠 수 있는 공포가 담겨있다. 특히 공포의 이면에는 점차 혼자 사는 이들이 많아지고 이웃들과의 소통이 점점 사라지는 사회 자체가 발생시키는 어떤 측면을 담아내고 있다. 또 그 공포가 아직은 진짜 우리의 현실이 아니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들어 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도어락’은 시사점이 있는 영화로 생각된다.

NSP통신/NSP TV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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