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빛나 기자 = 국내 경제의 성장세를 위해 수요 회복과 함께 공급 측면에서의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언급이 나왔다.
정순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3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국내 경제의 견조한 성장궤도로의 재진입을 위해서는 통화정책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수요회복 노력과 함께 생산성 향상 등 공급 측면에서의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과 일본의 최근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구조적 문제에서 야기된 경기침체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경제 환경 속에서 세계경제가 견조한 성장궤도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단기적인 경기회복세 유지를 조화롭게 추진하는 가운데, 보다 장기적인 시계에서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향후 10년간 글로벌 산업지형을 전망해 보면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이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교역재 시장은 위축되고 서비스업 등 비교역재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 진단했다.
정 위원은 “우리나라도 구조개혁과 규제완화 등을 통해 서비스업 및 첨단 산업을 육성하는 등 성장모멘텀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의 경제 상황을 ‘그레이 스완(gray swan)’에 빗대며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적지 않은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정 위원은 “중국 금융시장, 미국의 통화정책, 그리고 국제유가 등 그간 불확실성이 높았던 요인들이 최근에는 비교적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이며 여타 주요 선진국들의 통화정책도 당분간 완화적 입장을 지속할 분위기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제 금융시장은 연초와 같이 높은 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다소간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는 아직 다양한 형태의 잔불이 남아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금과 같은 그레이 스완 상황은 지난 30여년에 걸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평가다.
정 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대규모의 완화적인 거시경제정책으로 새로운 불균형이 축적되기도 했지만 더 크게 보면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을 중심으로 거시경제적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최근 금융시장내 변동성의 확대, 전세계적인 성장세 둔화, 원자재가 하락 등도 그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세계경제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조정 과정의 마무리를 확신하기 위해서는 유효수요 회복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잠재 성장경로로의 회복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SP통신/NSP TV 김빛나 기자, kimb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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