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병주 병행수입업협회장, ‘병행수입시장 죽이는 정부정책 중단’ 촉구(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정부가 병행수입 시장의 활성화 정책을 시행할 경우 약 2조원(관세청 2013년 기준) 규모의 국내 병행수입 시장 규모가 10년 이내 25조원 규모까지 성장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병주 한국병행수입업협회(이하 병행수입협회) 회장은 “정부가 병행수입시장을 죽이는 정책이 아니라 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경우 10년 이내 25조 시장 규모로 성장하고 9만 4000개의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995년 4월 발생한 ‘리바이스 청바지’ 통관 보류 사건을 계기로 수입소비재 가격 하락과 국민경제 안정화 기여를 목적으로 1995년 11월 관세청 고시(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수출입통관 사무처리에 관한 고시) 형태로 병행 수입 제도를 허용하고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관세청은 병행수입 통관표시를 독점수입권자 관련 단체에 위탁하는 등 병행수입 활성화를 역행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그 동안 국내 언론들의 질타를 받아왔다.
따라서 NSP통신은 공병주 병행수입협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병행수입이란 무엇이며 업계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와 해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 우선 병행수입(Parallel Import)을 설명한다면
▲병행수입이란 해외 상표권자에 의해 적법하게 생산·유통된 진정 상품을 국내 사업자가 판매를 목적으로 해외 대리점 등으로부터 직접수입(직수입)해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 경우 병행수입업자가 유통시키는 수입제품은 유통단계의 단축과 함께 똑같은 해외 제조사에서 생산·유통된 정품이지만 독점 계약을 통한 독점수입업체에서 고가의 가격 정책으로 유통시키는 제품 보다 약 15~50%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판매 할 수 있게 된다.
또 정부도 이 같은 시장구조 때문에 병행수입 정책의 목표를 수입 소비재 시장의 경쟁 촉진을 통한 소비자 부담 경감과 물가안정에 두고 병행수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병행수입업계와 경쟁관계에 있는 독점 수입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협상력에 밀려 사실상 병행수입 활성화를 촉진시키지 못하고 있다.
- 현재 국내 병행수입시장의 문제는
▲지금까지 국내 병행수입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주원인은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 구조’로 병행수입자와 이해를 달리하는 독점수입권자 단체를 통해 병행수입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잘못된 정부의 정책 때문이다.
또 시작부터가 경쟁이 되지 못하도록 실시된 FTA와 개별소비세 문제도 국내 병행수입 시장을 촉진 할 수 없게 했다.
특히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병행수입품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이익만을 챙기는 관세청의 ‘병행수입 통관표지’ 제도는 대표적인 병행수입업 죽이기다.
이미 적법하게 모든 세금과 비용을 내고 통관된 상품에 대해 ‘병행수입 통관표지’ 제도는 또다시 병행수입 제품에 대해서만 통관했다는 표지를 붙이게 만드는 불합리한 제도로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물론 수입 유통시장을 뿌리째 흔드는 ‘KC인증’ 제도 역시 심각한 문제를 앉고 있다. 왜냐하면 KC인증은 대기업, 대형 제조업체나 인증이 가능하고, 기준을 충족하고 싶어도 유통구조 또는 현실상 어려움으로 여력이 되지 않는 중·소 제조 상공인들 입장으로서는 KC인증은 폐업통지서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국내 병행수입 시장 문제의 해법은
▲병행수입활성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병행수입업계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부당하고 불공정한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반행위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조해 엄중히 제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의 경우처럼 공정위 고시를 통해 병행수입품에 대해서도 A/S가 가능토록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병행수입 진흥법 제정을 통해 병행수입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병행수입자를 양성화 하며 시장 내 가품 유통 업자를 걸러내고 병행수입자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병행수입품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정품 인증 제도를 확산 시켜 소비자 불안을 해소시키고, 병행수입자의 신뢰성 확보에 노력한다.
- 병행수입 활성화시 국내시장 전망은
▲정부는 병행수입 활성화를 위해 수년 간 정책을 연구하고 노력해 왔지만 뚜렷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전체 수입소비재 규모의 약 40%가 병행수입이 차지하고 있고, 브랜드상품(명품)만도 한해 4000억엔(2014년 약 4조2300억원)이 수입, 판매될 정도로 활성화 돼 있다.
즉, 병행수입은 수입물가 안정은 물론 중·소상공인들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도가 매우 큰 산업이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 전체 수입소비재(공식수입 95%차지) 70조 원 중 병행수입 약 2조원(3%), 직접구매 1조5000억 원, 업계 추산 업체 수 2000개 규모로 상대적으로 성장이 안 되었다 할 수 있으나 그 만큼 잠재적 성장 규모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병행수입협회의 여러 가지 통계들은 현재 적용되고 있는 병행수입 규제 정책들을 정부가 폐지하고 병행수입 활성화에 나설 경우 향후 10년 이내 일본같이 전체 수입소비재 중 병행수입제품이 4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고 그럴 경우 시장규모 25조원 성장과 함께 신규 일자리 9만 4000개가 새로 창출 될 수 있다고 본다.
NSP통신/NSP TV 강은태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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