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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회동동 화물차 공영차고지 ‘무용지물’ 위기... 화물연대 “새로 만들어야”

NSP통신, 도남선 기자, 2015-12-14 18:20 KRD3
#회동동 #화물차 #공영차고지 #화물연대 #주차장

14일 화물차 주차 시연 “사고 위험성 높고 주차 힘들어... 부산시 탁상·전시행정에 477억원 시민혈세 낭비” ... 부산시 “내년 추가경정 예산에 반영해 개선하겠다”

NSP통신-회동동 화물차 공영차고지 입구의 경사도는 15.6%에 달했다. 이 경사진 곳에 설치된 차단기를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3분여였다. 기동력을 얻기 위해 차단기 앞에서 정차한 차를 후진할 경우 뒤편의 차량과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윤민영 기자)
회동동 화물차 공영차고지 입구의 경사도는 15.6%에 달했다. 이 경사진 곳에 설치된 차단기를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3분여였다. 기동력을 얻기 위해 차단기 앞에서 정차한 차를 후진할 경우 뒤편의 차량과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윤민영 기자)

(부산=NSP통신) 도남선 기자 = 부산시가 477억원을 들여 만든 회동동 화물차 공영차고지가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주차장인 이 곳에 화물차를 도저히 주차할 수가 없다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주장 때문이다.

14일 오후 2시 회동동 화물차 공영차고지에서 진행된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기자회견에서는 실제 화물차를 주차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주차 시연을 한 이는 1981년부터 운전을 해 온 베테랑 박 씨.

시연당시 비가 와 노면이 미끄러운 것도 있었으나, 화물차는 주차장 입구를 통과하는데 상당한 애를 먹었다. 정확히 2시부터 화물차가 주차장 입구를 통과하려 했으나 13분 가량 걸려 성공할 수 있었다. 이유는 입구의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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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의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야 하는데 입구에는 차단기가 설치돼 있다. 이 차단기를 통과하기 위해 차를 잠시 멈춰야 하나, 화물차 자체 무게와 경사도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시연 당시 화물차에 화물이 선적돼 있지 않는데도 차가 뒤로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단 정차된 화물차는 경사진 곳을 올라가기 위해 한번 후진을 했다가 올라가게 되는데 이 경우 뒤 쪽에 있는 차와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입구로 진입하기까지가 곡선구간으로 돼 있어 회전반경이 확보되지 않는데다 차종구분 센서와 부딪힐 가능성도 높았다.

13분이 지나 차단기를 겨우 통과한 화물차는 주차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시연에 사용된 화물차의 길이는 16미터였지만 주차장의 폭은 13미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반대편 주차면에 차량이 주차돼 있지 않다면 주차를 시도 할 수 있겠지만, 반대편에 주차돼 있는 상황이라면 전혀 주차를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시연 과정에서 맞은편 차량과 부딪힐뻔한 모습을 여러번 목격할 수 있었다.

NSP통신-직선으로 그어진 주차면에 주차하기 위해 시운전자가 화물차를 주차해 보이고 있다. (윤민영 기자)
직선으로 그어진 주차면에 주차하기 위해 시운전자가 화물차를 주차해 보이고 있다. (윤민영 기자)

김용주 화물연대 부산지부장은 “주차면의 폭이 최소 18미터는 돼야 한다”며 “현재 주차면처럼 직선이 아닌, 휴게소처럼 사선으로 주차면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주차시연에서 화물차는 주차에 실패했다. 화물연대측의 주장대로 사선으로 주차를 해보니, 적어도 맞은편 차량과 부딪힐 위험은 적어보였다.

정택우 화물연대 양산지회장은 “트레일러를 54대 수용해야 하는데 직선으로 차선을 그으니 주차 자체가 되질 않는다”며 “주차면을 새로 도색해야 할 것 같은데, 이럴 경우 1억원이 추가로 든다. 이는 세금낭비”라고 말했다.

NSP통신-화물차의 길이는 16미터이지만 주차면간 폭은 13미터에 불과해, 사진과 같이 반대편에 화물차가 주차된 경우에는 주차를 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날 진행된 시연에서는 31년 베테랑 운전자도 주차에 실패했다. (윤민영 기자)
화물차의 길이는 16미터이지만 주차면간 폭은 13미터에 불과해, 사진과 같이 반대편에 화물차가 주차된 경우에는 주차를 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날 진행된 시연에서는 31년 베테랑 운전자도 주차에 실패했다. (윤민영 기자)

화물차 운전자들은 회동동 차고지가 이대로 개장할 경우 큰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화물차 운전자는 “지금 컨테이너 차량도 없는데 주차가 이 모양이다. 개장하고 나면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일단 개선은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민우 부산시 교통과 주무관은 “가능한 많은 차를 주차하기 위해 무리한 면이 있었다. 개선하겠다”며 “부족한 주차면 확보를 위해 노포동 공영차고지 등 추가 차고지를 확보하겠다. 내년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에 이 같은 내용의 개선 예산을 확보해 외곽주차면을 새로 만들고 화단을 재설치해보겠다”고 말했다.

NSP통신-화물연대측은 주차면간 폭이 현재와 같이 13미터가 아닌 최소 18미터는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직선이 아닌 사선으로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민영 기자)
화물연대측은 주차면간 폭이 현재와 같이 13미터가 아닌 최소 18미터는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직선이 아닌 사선으로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민영 기자)

화물연대측은 처음부터 화물차 운전자들과 의논을 하지 않고 공영차고지를 만든 시의 행정을 “탁상행정”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주 화물연대 부산지부장은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2008년부터 주차난 해소를 위해 현실성 있는 대책을 실수요자 입장에서 부산시에 계속 전달했으나 그 의견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부산의 화물차 주차난 해소와 부산시민의 교통안전을 위해 부산시는 현실성 있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탁상행정과 전시행정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공동취재, 사진] 윤민영 기자

NSP통신/NSP TV 도남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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