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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연양의 명.탐.정

“외식의 정석은 양념갈비에 된장”, 발 멈추게 만드는 부산시청 맛집 ‘돈교’

NSP통신, 차연양 기자, 2015-08-28 19:12 KRD3
#부산시청맛집 #부산시청고기 #부산시청갈비 #부산시청 #돈교

달달하면서도 깊은 맛의 양념갈비 + 구수하고 얼큰한 차돌된장 → 향수 자극하는 그 옛날의 외식의 정석, 점심메뉴인 숯불구이 정식 주변 관공서 직원에 ‘인기’

NSP통신-돈교의 주 메뉴인 양념돼지갈비. 달달하고 부드러운 돼지갈비와 좀 더 깊은 맛이 나는 멍석갈비, 입맛대로 골라서 먹을 수 있다. (김동현 기자)
돈교의 주 메뉴인 양념돼지갈비. 달달하고 부드러운 돼지갈비와 좀 더 깊은 맛이 나는 멍석갈비, 입맛대로 골라서 먹을 수 있다. (김동현 기자)

(부산=NSP통신) 차연양 기자 = 어렸을 적 외식의 정석이라 하면 ‘숯불에 구운 양념갈비, 된장에 밥’을 떠올리곤 할 것이다.

요즘의 치킨집 만큼이나 많이 보였던 것이 ‘ㅇㅇ숯불갈비’라는 간판이었는데, 이상하게 요즘은 양념돼지갈비 전문점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치킨, 족발과 함께 국민메뉴로 떠오른 ‘삼겹살’에 밀려 주춤한 돼지갈비를 정석으로 구워준다는 반가운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간 곳은 부산시청 뒤편에 위치한 양념돼지갈비 전문점 ‘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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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냄새에 이끌려 둘러보니, 가게 입구에 시식테이블을 두고 지나는 사람들에게 갈비를 구워주고 있다.

입식 테이블이 놓인 1층과 좌식 룸이 마련된 2층으로 이뤄진 이곳은 달달하고 부드러운 양념돼지갈비가 주 메뉴다.

NSP통신-부산 시청 뒤편 먹자골목에 위치한 숯불양념갈비전문점 돈교. 1층에는 입실 테이블이, 2층에는 좌식 룸이 마련돼 있어 식사장소 뿐 아니라 모임장소로 좋다. (김동현 기자)
부산 시청 뒤편 먹자골목에 위치한 숯불양념갈비전문점 ‘돈교’. 1층에는 입실 테이블이, 2층에는 좌식 룸이 마련돼 있어 식사장소 뿐 아니라 모임장소로 좋다. (김동현 기자)

◆ ‘정석 그대로’, 반가운 그 옛날의 맛

불이 들어오고 화력이 너무 세서 깜짝 놀랐다. 화력이 세야 육즙이 덜 빠져나가 고기가 더욱 야들야들해 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양념갈비에는 돼지갈비와 돼지멍석갈비 두 가지가 있다. 돼지갈비가 달큰하고 대중적인 맛이라면 멍석 쪽은 좀 더 깊은 맛이다. ‘어린이 입맛 vs 어른 입맛’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센 불에 구운 돼지갈비와 멍석갈비를 한 점 씩 맛보니 입 안 가득 향수가 퍼진다.

어릴 적 먹었던 그 정석 양념갈비 맛 그대로다.

야들야들하면서 달달한데 고기 맛이 가볍지 않다.

상추쌈에 파채무침을 곁들여서 먹기도 하고 구운 마늘을 쌈장에 찍어 같이 먹어도 맛있다.

양념의 감칠맛이 좋아 뜨끈한 밥 한 숟갈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이곳에는 사장대신 영업과장이 음식 관리나 손님 응대 등 모든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음식 맛을 잡고 시스템을 살피는 것은 사장 몫이지만 손님과 직접 만나는 것은 교감능력이 뛰어나고 일손이 야무진 적임자에게 맡겼다고.

주방장복을 갖춰 입고 손님을 맞는 김동열 과장은 선한 인상을 하고 있지만 일에 있어서는 욕심이 많은 매서운 실무자다.

“다른 건 몰라도 맛 하나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제가 먹어봐도 맛있으니까요. 저는 심지어 매일 먹는데도 먹을 때 마다 맛있어요.”

연신 맛있다고 감탄하니 김 과장이 맛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상황버섯, 황기, 대추, 감초, 배, 사과, 키위 등 30여가지 자연재료를 써서 한약 달이듯 고온에 끓인 숙성용액을 고기와 혼합하고, 참숯을 띄워 72시간 숙성한다.

그게 비법이냐 물으니 김 과장은 여느 양념고기집을 가도 이정도 과정은 다들 거칠 것이란다.

“비법이랄 건 따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 음식은 조화가 가장 중요한 것이죠. 비싸고 좋은 재료를 쓴다한들 서로 조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맛은 절대 나오지 않거든요.”

재료의 조화를 잘 맞춰 양념을 만들고, 양념과 고기와의 조화, 곁들여 먹는 찬과의 조화처럼 상에 올라가는 모든 것들에 조화를 맞추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라고 한다.

특이한 재료를 쓴다거나 특별한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어머니 손맛이나 몇십년 전통 맛집에서 깊은 맛이 나는 것처럼 재료와 양념과 배합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장 맛있는 맛’을 찾다보니 지금의 맛이 나왔어요.”

명료하게 답변이다.

이곳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갈비를 구운 후에 먹는 차돌된장라면. 된장 또한 아주 정석으로 맛있다.

차돌박이가 들어가 진하고 고소한데 알싸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역시 달콤하고 부드러운 양념갈비를 먹은 후에는 구수하고 얼큰한 된장에 밥을 함께 먹어야 제 맛이다.

된장의 경우에도 특별한 비법은 없다. 육수와 재료의 조화를 맞추다 보니 맛을 잡게 됐다.

짭짤한 국물이 스며든 면발도 식감이 꼬들하니 입맛을 자극한다.


◆ “연기 많이 나는 양념고기, 최상의 맛으로 손님 불만 줄여나가겠다”

NSP통신-돈교 부산시청점은 사장 대신 김동열 과장이 손님 응대와 음식 관리를 포함한 모든 업무는 총괄하고 있다. 경영과 실무는 적임자가 다르다는 판단 하에, 김 과장은 손님 만족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늘 고민하고 뛰어다니고 있다. (최소희 인턴기자)
돈교 부산시청점은 사장 대신 김동열 과장이 손님 응대와 음식 관리를 포함한 모든 업무는 총괄하고 있다. 경영과 실무는 적임자가 다르다는 판단 하에, 김 과장은 손님 만족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늘 고민하고 뛰어다니고 있다. (최소희 인턴기자)

김 과장은 이곳 돈교의 오픈부터 함께했지만 그동안 맛없다는 소리는 한 번도 못 들었다고 했다.

넘치는 자신감만큼 실제로 맛이 있다. 다만 김 과장이 고민하는 부분은 서비스 부분. 양념고기의 특성상 연기가 많이 나고 굽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테이블마다 살피며 고기를 구워주려 하지만 바쁜 시간대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요즘은 고기를 일일이 구워주는 ‘서비스 중심’ 고기집들이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해서 서비스 수요를 100% 충족해주지 못하는 것이 더욱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김 과장은 서비스 보다는 맛에 주력키로 했다. 식당에서 ‘맛’을 빼면 8할을 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맛에 대한 소신을 손님들도 알아주는지 연기에 눈이 맵고 굽다 태우기 일쑤여도 자주 찾아주는 단골이 많다고. 하도 자주 와서 본인보다 더 고기를 잘 굽는 손님도 있다고 한다.

“최대한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다 따라가지 못하는 서비스 부분은 인정을 합니다. 양념고기 특성상 이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할 숙제이구요. 그래도 역시 우선점은 ‘맛’ 아니겠습니까.”

NSP통신-돈교 앞에는 시식테이블을 두고 지나는 사람들에게 고기 맛을 보여주고 있다. 잠깐 지켜보는 사이에도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시식 후 찾아오는 손님이 제법 많다고 한다. (최소희 인턴기자)
돈교 앞에는 시식테이블을 두고 지나는 사람들에게 고기 맛을 보여주고 있다. 잠깐 지켜보는 사이에도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시식 후 찾아오는 손님이 제법 많다고 한다. (최소희 인턴기자)

가게 앞에 시식테이블을 두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나가다 한 점 시식해본 후 찾아오는 손님이 제법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에 진동하는 냄새만으로 이미 군침이 돌아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아이들이 당연히 좋아하는 달달한 맛이지만 사실 양념갈비맛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이 더 좋아하고 즐겨 찾는다고 한다.

시식테이블을 통해 그리운 ‘옛날의 맛’을 맛본 손님들이 반가운 마음으로 매장 문을 여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점심식사도 괜찮은 집’, 주변 관공서 직원들 입소문

돈교가 위치한 곳은 시청 근처. 관공서가 밀집된 곳이라 점심 손님도 아주 중요하다.

점심특선으로 나오는 숯불고기 정식이나 갈비탕이 입소문을 타면서 점심시간에는 1, 2층 모두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다.

아무래도 정식의 경우는 고기양이 적기 때문에 아예 1인분으로 시켜먹는 손님도 많다.

1인문 주문이 가능한 고깃집은 거의 없지만 돈교는 예외.

점심시간 1인분 주문은 부담되지 않냐는 질문에 김 과장은 “맛이 있기 때문에 시키는 건데 어떻게 못 먹으라 합니까. 바쁜 점심때 몇 인분씩 거하게 시켜먹을 수도 없잖습니까.”라며 오히려 반문한다.

해줄 수 있는 선에서는 최대한 손님들이 만족하도록 해주고 싶다는 김 과장.

본인이 구워주는 것이 가장 맛있다지만 바쁠 경우 다 챙겨주지 못하는 게 그에게는 큰 마음의 짐인 모양이다.

그런 짐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서도 더 바삐 움직이고 소신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곳에서 정말 맛있는 한 끼를 먹었지만 오히려 인상 깊었던 것은 단정하게 매무새를 갖추고 쉴새없이 손님을 살피는 김 과장의 열정이었는지도 모른다.

부산 시청 뒤편으로 돌아가면 뭉게뭉게 피는 연기와 함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기막힌 냄새를 맡게될 것이다.

냄새에 멈칫했다면 고민 말고 안으로 들어가보길.

맛있는 돼지갈비 함 점과 구수한 된장,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그 옛날 외식의 기억을 제대로 재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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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NSP TV 차연양 기자, chayang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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