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내용 건너뛰기(skip to main content) 본문 바로가기(Go body) 메뉴 바로가기(Go Menu)
G03-8236672469

차연양의 명.탐.정

500평 가구백화점을 지켜나가는 부자(父子)의 동행

NSP통신, 차연양 기자, 2015-07-23 21:30 KRD3
#덕천가구백화점 #부산북구가구 #화명동가구 #덕천가구 #부산가구

부산 최대 단일 가구매장, 수입·브랜드 제품 사이에서 장인의 ‘공방가구’로 경쟁. 아버지 27년 노하우 + 아들 젊은 감각 = “가격은 최저로, 손님 만족도는 최고로”

NSP통신-부산 북구에 위치한 덕천가구백화점은 단일매장으로는 부산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대형 매장으로 각 세션마다 컨셉을 담아 보여주고 있다. (김치훈 기자)
부산 북구에 위치한 ‘덕천가구백화점’은 단일매장으로는 부산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대형 매장으로 각 세션마다 컨셉을 담아 보여주고 있다. (김치훈 기자)

(부산=NSP통신) 차연양 기자 = 파워 블로거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열광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패션, 요리와 더불어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의자 구입처 공유 부탁드려요.”, “선반 어디 브랜드인가요?”
인테리어 관련 블로그에는 제품 정보를 묻는 댓글이 수도 없이 달린다.

이러한 폭발적 관심이 공간인테리어의 거대 브랜드화 그리고 수입제품의 시장점유로 이어지면서 오랜 세월 정통 방식을 고수하며 업계에 종사해온 기성세대들의 얼굴은 어둡기만 하다.

G03-8236672469

국내외 거대 브랜드와 홈쇼핑, 인터넷 등 영세가구업계에 드리운 먹구름 속에서도 함께 등불을 밝히며 ‘비전’이라는 창공(蒼空)을 향해 걷는 부자(父子)의 동행이 눈길을 끈다.

27년간 가구를 판매해온 강병수 부산 북구 ‘덕천가구백화점’ 대표. 한 자리에서만 벌써 15년째 매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 ‘입맛’대로 고르는 초대형 가구 백화점

홀로 지켜오던 500평 큰 매장을, 4년 전부터는 강 대표의 아들 강민규 씨가 함께 돌보고 있다. 완강히 반대했던 아버지의 고집을 꺾고 가업을 이어가기 위한 ‘신부수업’ 중이다.

수 십 개의 세션에 각각의 인테리어 콘셉트를 담아 편집숍 형태로 운영하는 매장. 북유럽 분위기부터 앤티크(antique)까지, 저가 대부터 고가 대까지, 한 매장에서 다양한 제품, 각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단일매장 규모로는 부산에서 손꼽히는 500평의 2층 건물, 그리고 강서구에 마련된 보관창고까지 많은 제품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많은 제품을 직접 보여줄 수 있다.

자개장이나 앤티크 가구처럼 요즘 추세에는 다소 시들한 제품도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하는 이곳에서는 여전히 전시하고 있다. 아직도 찾는 고객들을 위해서다.

NSP통신-덕천가구백화점에서는 넓은 수용공간 덕분에 다소 유행이 지낸 자개장이나 앤티크 스타일 제품들도 전시해 둘 수 있어 다양한 수요층을 만족시킨다. (김치훈 기자)
‘덕천가구백화점’에서는 넓은 수용공간 덕분에 다소 유행이 지낸 자개장이나 앤티크 스타일 제품들도 전시해 둘 수 있어 다양한 수요층을 만족시킨다. (김치훈 기자)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른 공간이, 다시 들어가면 또 다른 공간이 나타난다. 직접 둘러보니 생각보다도 훨씬 더 넓은 매장. 그만큼 가짓수도, 스타일도 다양해 가구 ‘백화점’이라는 말이 다시 한 번 실감난다.

이 넓은 공간을 부지런히 채우는 것은 강 대표와 아들 강 씨의 몫이다.

강 대표는 27년간 구축해온 탄탄한 생산업체들로부터 좋은 제품을 공급받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아들은 손님의 기호에 맞는 맞춤형 상담부터 판매·배송을 책임진다.

큰 그림은 아버지가 잡아주고 아들이 세밀한 작업을 도맡아 하는 것.

‘벌이는 것은 쉬워도 지키는 것은 어렵다’며 아버지가 이뤄놓은 것을 함께 지켜나가고 싶다는 아들 강 씨. 삐걱거리며 호흡을 맞춰온 지 4년 남짓 되니 이제는 제법 손발이 맞는다고.

◆ 가구는 ‘정직’이 답. ‘비슷한’ 제품 아닌 ‘진짜’ 제품이 경쟁력.

강 대표는 이케아(IKEA)나 한샘(HANSSEM)이 잠식하고 있는 시장현실을 분명히 직시하고 있지만 기죽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가구는 트렌드도 아주 중요하지만 절대 ‘정직한 기초’를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7년간 단순히 장사만 해온 것이 아니다. 함께 동고동락해온 생산업체, 분야별 ‘전문장인’들과의 인맥이 강 대표의 진짜 재산.

NSP통신-덕천가구백화점은 난무하는 트렌드와 거대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정통방식을 고수하는 장인들의 공방가구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김치훈 기자)
‘덕천가구백화점’은 난무하는 트렌드와 거대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정통방식을 고수하는 장인들의 ‘공방가구’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김치훈 기자)

“홈쇼핑, 인터넷 구매 등을 통해 중국, 베트남산 조립식 제품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지만 가구는 사진만 보고 구매하면 만족도가 낮고 반품률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트렌드가 난무해도 좋은 가죽을 쓴 소파, 찍어내는 프린트가 아닌 장인이 새긴 양·음각 무늬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발품을 팔아 가구를 고르는 손님들의 발길은 여전하고 10여 년 간 같은 자리를 지키면서 신뢰를 쌓아온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 15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철학, ‘가격 좋게, 불만 없게’

강 대표의 경영방식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가격 좋게, 불만 없게’.

첫 번째는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제공해야 한다. 수많은 분야별 거래업체와의 두터운 신뢰관계가 주(主)무기다.

각 제품군별로 최고업체를 강 대표가 직접 선정해 제품을 대량 주문한다. 넓은 수용공간이 갖춰져 있기에 가능한 일.

‘오랜 거래업체’에 ‘대량주문’을 하면 제품의 단가를 최대한 낮출 수 있다. ‘좋은 가격’을 자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손님에게서 불만이 없어야한다.

분명히 열두 번도 넘게 살피고 산 제품임에도 막상 집에 들여놓으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무작정 반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강 대표의 원칙은 손님의 요구를 최대한 맞춰주는 것이다.

만족한 고객에게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음 손님이 문을 두드리게 되는 것이 바로 ‘동네장사’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전문장인일수록 따라 하기 어려운 기술을 구사해 개성 있는 디테일을 살릴 수 있다. 강 대표는 브랜드 제품이 아닌 장인들의 세련된 공방가구로 경쟁하겠다고 한다.

◆ 부자(父子)가 함께 지켜나가는 27년 공든 탑

NSP통신-아버지인 강 대표는 휴일도, 취미도 없는 이 일을 아들에게 물려주기 싫어 부단히 노력했지만 아들 강 씨도 치기어린 마음으로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고 한다. 강 씨는 이 큰 매장에 홀로계시는 아버지가 늘 마음에 걸렸다며 어려서부터 봐온 일인 만큼 젊은 제가 힘을 보태 매장을 지켜나가고 싶다고 말한다. (김치훈 기자)
아버지인 강 대표는 휴일도, 취미도 없는 이 일을 아들에게 물려주기 싫어 부단히 노력했지만 아들 강 씨도 치기어린 마음으로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고 한다. 강 씨는 “이 큰 매장에 홀로계시는 아버지가 늘 마음에 걸렸다”며 “어려서부터 봐온 일인 만큼 젊은 제가 힘을 보태 매장을 지켜나가고 싶다”고 말한다. (김치훈 기자)

제품부터 배송, A/S까지 확실하게. 여기까지가 아버지가 연마해온 노하우라면 아들 강 씨는 좀 더 앞을 내다본다.

대기업의 체계적인 시스템이나 트렌드를 쫓아가는 정보력을 다 따라가진 못하지만 아버지가 공수해오는 질 좋은 제품을 더 세련되게 표현하기 위해 공부 중이라고.

가구가 더욱 빛이 나도록 세션을 채우는 벽지나 바닥, 함께 매치하는 소품 등을 이용해 요즘 추세에 맞는 공간인테리어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수입제품을 찾는 추세니 우리는 유지에 힘쓰자”는 아버지와 “소비층을 넓히자”는 아들의 충돌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강 씨는 셀프인테리어 바람이 위기이자 기회라고 판단했다. 개성과 독특함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일률적인 수입제품에서 눈을 돌려 오히려 질 좋은 국내제품을 찾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강 씨의 역할은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해 매장을 꾸리고, ‘맞춤형 가구’를 위한 ‘맞춤형 상담’을 책임지는 것이다.

“우리 땅에, 우리 건물에, 우리만의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 겁니다.”

아버지의 노하우에 에너지와 젊은 감각을 보태는 아들, 아버지의 공든 탑에 미래를 채색하는 아들. 이것이 강 씨가 그리는 이상적인 그림이다.

NSP통신-부산 북구 덕천동에 위치한 덕천가구백화점. 한 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어 제품 선택의 폭이 넓을 뿐 아니라 할인 혜택도 대폭 챙겨갈 수 있다. (김치훈 기자)
부산 북구 덕천동에 위치한 ‘덕천가구백화점’. 한 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어 제품 선택의 폭이 넓을 뿐 아니라 할인 혜택도 대폭 챙겨갈 수 있다. (김치훈 기자)

한 곳에서 여러 제품을 직접 보고 고르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싱글벙글 웃는 사장과 그의 젊은 아들이 상담해주는 덕천가구백화점을 찾아갈 것.

워낙 ‘싹싹한’ 이들 부자와 줄다리기만 잘한다면, ‘좋은 가격에 불만 없이’ 질 좋은 제품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NSP통신/NSP TV 차연양 기자, chayang2@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