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최근 급등한 농산물 가격으로 물가경로 예측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후변화 등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통화정책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며 “국민의 합의점이 어디인지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12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3.5% 수준으로 동결했다. 10회 연속 동결이다. 근원물가는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농산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생활물가 상승률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졌다.
이 총재는 “근원물가는 예측대로 둔화되고 있지만 최근 2개월간 농산물가격이 상승해 물가가 올라 고민하게 됐다”며 “물가 예측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농산물가격 상승률은 지난 1월 15.4%에서 3월 20.5%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사과의 경우 56.8%에서 88.2%까지 올랐고 배는 41.2%에서 87.8%로 급등했다.
이 총재는 이번 통화정책결정문에서 ‘장기간’이라는 단어가 빠진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예상대로 움직였지만 유가, 농산물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까지 간다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가능할 수 있지만 그보다 높아진다면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할 수 없다는 메시지는 일단 빼기 위해 ‘장기간’이라는 단어를 뺐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은행으로서 곤혹스러운 것은 현재 농산물가격이 높고 이는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생활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보조금을 주고 물가를 안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것을 금리로 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근본 원인이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 불황인데 재배 면적을 늘리거나 생산자를 지원하고 유통 문제를 개선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재정이나 통화정책 방식 변화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 우리 국민의 합의점이 어디인지를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