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초급속 충전기 전문 회사 SK시그넷이 국내 충전 인프라 기업으로선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기지를 구축한다.
SK시그넷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美 텍사스주에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생산공장 신설을 결정했다.
1500만 달러 규모의 초기 투자 후, 생산량 증대에 따라 필요시 추가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21년 11월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특별법(National Electric Vehicle Infrastructure Formula Program, 이하 NEVI)’을 제정했고, 22년 8월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도 전기차 충전소 구축 시 세제 혜택을 포함하는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시그넷은 이번 미국 공장 신설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미국 정부는 NEVI 프로그램에 2030년까지 약 50억 달러(약 7조1000억 원) 규모의 보조금 예산을 책정했으며, 이는 고속도로 50마일(약80km)마다 급속 또는 초급속 충전소를 설치해 미국 전역에 총 50만개의 충전소를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NEVI 정책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충전기 제품의 미국내 생산이 필수적이다. SK시그넷은 미국 공장 구축으로 NEVI 보조금 정책의 수혜를 받게 될 몇 안되는 기업이 됐다.
또 NEVI 정책에 따라 구축되는 충전소는 미국 내 생산뿐아니라 기술적으로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현재 NEVI에서 요구하는 기준은 충전소 당 600kW이상의 전력 용량과 4기 이상의 디스펜서가 각각의 차량을 150kW이상의 전력으로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전력을 자유롭게 배분할 수 있는 기존 SK시그넷의 주력 제품과 구성이 유사하다.
SK시그넷은 350kW 용량의 파워캐비넷 1대에 175kW급 디스펜서 2기 또는 350kW급 디스펜서 1기로 구성된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해왔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선도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시그넷의 텍사스 공장은 올해부터 생산에 착수해, 2023년 2분기 내에는 생산라인 전량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 규모는 대지 면적 약 1500평, 건물 면적 4000평 규모로 동일 부지 내 3천평의 추가 증축도 가능하다.
현 규모로는 미국 내에서만 연 1만기 이상의 충전기 생산이 가능해 SK시그넷은 한국, 미국을 포함해 연간 2만기 이상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었으며, 미국 공장 증축시에는 연간 총 3만 기 이상 생산 여력을 갖추게 된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이번 미국 공장 설립으로 미국 정부가 시행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정책(NEVI)에 부합하는 제품을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서 미국 현지에서 생산함으로써 북미 초급속 충전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밝혔으며, 김희욱 SK시그넷 연구개발본부장(CTO)은 “20여 년간 축적한 한국의 제조 기술과 경험을 미국공장에 이식하고 신속히 미국 내 부품 공급망을 구축해 미국공장을 조기에 안정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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