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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함의 거룩함', 예술공간 이아•아트스페이스 씨 통해 잠수굿 선보여

NSP통신, 이재정 기자, 2020-08-25 00:12 KR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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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

(제주=NSP통신) 이재정 기자 = ‘이승과 저승을 잇는 팔자’를 가진 심방과 ‘저승돈 벌어다 이승에서 쓴다’는 해녀가 공유하는 ‘잠수굿’을 예술의 경계로 풀어내는 일은 '문화예술섬 제주'의 품격을 한껏 끌어 올렸다.

제주자연과 인문적 가치를 무형적 문화로 대표할 수 있는 게 과연 무얼까? 해녀와 심방 밖에 없을까를 역설적으로 질문하는 전시가 마련되어 화제다.

문화기획 불휘공(대표 한진오)이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제2전시실과 아트스페이스 씨 2곳에서 진행하는 기획전 ‘거룩함의 거룩함(Holy and Holies)’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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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사라짐과 파괴, 제주의 인문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 중 우선 순위를 매긴다면 무엇이 먼저일까? 해녀와 심방을 매개로 한 제주굿의 가치가 예술로 표현된다면 투영(페르소나) 이상 제주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도 질문하게 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몇가지 관람 포인트에 주목해 보자.

우선 방대한 장르 동원이 기획의 의미에 날개를 달았다. 이번 전시는 음악, 미술, 문학, 연극,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사용했다.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현직 해녀인 서귀포시 온평리 송명자 씨, 제주큰굿보존회 부회장 오용부 심방 등이 함께 만들어낸 거룩함이라니, 코웍을 강조하는 현대미술은 물론 왠만한 비엔날레급으로 섬에서 구경하기 힘든 규모적 가치를 더했다.

한진오 대표는 “거룩함의 거룩함은 ‘이승과 저승을 잇는 팔자’를 가진 심방과 ‘저승돈 벌어다 이승에서 쓴다’는 해녀가 공유하는 지점인 ‘잠수굿’을 주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오용부 심방의 굿은 ‘쉰여섯 살 애기상군 명자’ 별명을 가진 송명자라는 실존 인물의 다큐멘터리의 윤활유 역할로 충분했다.

기메·살장·지화·지전, 특별한 행사에서나 매니아틱하게 만날 수 있었던 미술적 장치는 예술공간 이아 제2전시실과 아트스페이스 씨를 통해 규모는 물론 예술적 가치의 규모를 보탰다. 주술적 사실주의는 몰라도 제주굿이 대중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전초로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거대한 설치미술을 선보인 부진희, 김현주 씨의 ‘요왕수정국’은 제주굿의 미학적 가치까지 넘볼 수 있는 경지를 드러냈다. 예술공간 이아 제2전시실과 아트스페이스 씨 공간을 적절히 활용, 중요무형문화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의 가치까지 여실히 증명한 작품이라 눈에 띈다.

문봉순 작가의 ‘명자’라는 이름 가진 제주 여성 이야기는 리얼한 스토리와 마을의 가치까지 더해져 감동에 흔들리는 젊은 관객들에게 인기고 해녀 송명자씨의 아들인 현남진씨가 작곡에 참여한 점도 주목된다.

그밖에 한진오 대표가 연출하고 한용환 작가가 편집한 박정근 사진가의 영상 ‘명자’, 고승욱 작가의 ‘돌초’, 김명선 작가의 오용부 심방 사진, 한용환 작가의 송명자의 삶을 빗대 만들어진 노래를 담아낸 영상, 김동하 작가의 일월맞이굿 사진 등도 함께 선보인다.

NSP통신 이재정 기자 jejugraphie@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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