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 어언 10개월.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고 탄생되는 이 기간 동안 최 회장의 포스코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제철보국(製鐵報國)이라는 창립이념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국민 기업 포스코 수장으로 취임한 그가 미래 100년을 대비해 중점 추진하는 경영전략의 핵심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위드 포스코다. 둘째는 순혈주의 타파를 통해 우수인재 조기 확보에 나선 미래먹거리 발굴이다. 셋째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세가지에 초점을 맞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최 회장의 미래구상을 ①취임 10달, 선순환(善循環)하는 기업 생태계에 올인… 핵심은 '위드 포스코' ②개혁 드라이브에 가속페달…순혈주의 타파로 우수인재 조기 확보 ③경기 하락과 글로벌 무역전쟁 심화…해법은 '승풍파랑(乘風破浪)' 등 3회에 걸쳐 조망해 본다.<편집자 주>
승풍파랑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새해 경영화두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 경기 하락과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위기를 돌파하고, 원대한 뜻을 이루기 위해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 나간다는 의미를 지닌 승풍파랑의 정신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은 글로벌 무역전쟁과 내수경기 침체, 노사환경의 변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4분기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취임 첫 성적표에서 합격점을 받은 바 있다. 잘 알다시피 지난해 4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난 1조2715억원으로, 6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유지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16조6215억원으로 6.6% 늘었다.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도 5조5426억원으로 2011년 이후 7년만에 5조원대를 회복했다.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부쳐 일궈 낸 성과다.
최 회장에게 4분기 실적이 중요했던 것은 첫 성적표라는 의미도 크지만 다음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되기 때문이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 중인 순혈주의 타파 및 인력재배치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포스코 안팎에서 100대 개혁과제가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납득할 만한 성과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4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는 것은 100대 개혁 과제가 탄력을 받는 것은 물론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 및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설 수 있는 최적의 기회였다.
당시 컨퍼런스에서도 밝혔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요산업 침체 그리고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위기속에서 이러한 결과를 올렸다는 것은 그의 경영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었던 결과다.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 비중이 55.1%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국내외 그룹사 전체의 실적이 고르게 개선된 것도 긍정적 요인이었다.
이를 계기로 최 회장은 중기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를 보면 철강부문은 WP 제품의 판매 확대를 통해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고, 비철강분야에선 무역과 건설 그리고 에너지 사업군에서 사업방식과 수익모델을 개혁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신성장부문에서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 합병을 마무리하고 통합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등 이차전지소재사업 경쟁력을 제고해 2021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눈길을 끄는 내용은 매출 다변화다. 철강, 비철강, 신성장 합산매출 비율을 2018년 기준 49%, 50%, 1%에서 2021년에는 44%, 53%, 3%로 다변화해 2021년 매출액 78조원(연결기준), 부채비율 65%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새해들어 모든 게 변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수출길이 좁아지고, 원재료 가격은 상승해 수익성이 나빠지는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해졌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포스코의 올 1·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2029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16조142억원, 순이익은 7784억원에 그쳤다.
원인은 철강 부문의 부진이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83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8% 줄었다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난해 1·4분기 포스코는 1조1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판매 가격하락이 영업이익 감소로 직결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 등 에너지 사업의 선전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4분기 영업이익 1644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9.5% 상승했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이라는 최 회장의 2030년 장기 목표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최 회장은 적신호를 청신호로 바꾸기 위해 우선적으로 지난 해 11월 발표한 100대 개혁과제 실천에 전념하겠다고 한다.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100년 포스코의 주춧돌를 놓기 위해 최 회장은 쌍끌이 작전을 구상하고 있다.
철강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을 높여 수요 정체와 가격하락 기조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비철강사업은 그룹사 별로 특화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오규석 신성장부문장 등 외부인사 영입을 통해 확립한 신사업 추진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인 2차전지소재 사업이 빠른 시일 내에 세계 최고 수준의 회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설비투자, 기술개발, 제품개발, 고객 다양화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한다.
그의 구상대로 이뤄지면 포스코 100년 시대가 열리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중국의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되고, 원재료 가격 상승 등도 걸림돌이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선순환되는 체제 구축과 함께 수익성이 높은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확대와 원가절감 등에 적극 나서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최 회장의 구상이 이뤄지는 그날이 기다려진다.
NSP통신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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