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정효경 기자 = 한진(002320)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송현동 부지 연내 매각 추진을 포함한 향후 5개년 중장기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했다.
업계는 한진칼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압박이 이어짐에 따라 한진이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 및 경영 투명성 강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진칼은 지난해 예상 그룹 매출 16조5000억원을 오는 2023년까지 2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영평균 성장률은 6.2%, 영업이익률은 10.0%로 확대하는 내용의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한진그룹은 항공운송 부문에서 신형 항공기 투자, 신규 노선 확대, 조인트벤처 협력 및 항공사간 제휴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업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종합물류 부문에서는 생산능력 및 고객 네트워크 확대를 진행하고 호텔·레저 부문에서는 항공운송 부문과 연계해 영업을 강화하며 운영 효율성을 개선해 수익성을 제고한다.
이 같은 비전 달성을 위해 한진은 구체적인 경영 발전 방안으로 ▲주주 중시 정책 확대 ▲사업구조 선진화를 통한 주주 가치 극대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이사회 독립성 강화 ▲경영의 투명성 강화 등을 내놓았다.
한진칼은 주주 중시 정책을 대폭 확대하고 우선 배당 성향을 확대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을 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와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현금 유보, 주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배당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주요 상장사와 공동으로 한진그룹 IR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아그룹 주요 경영 성과 및 계획을 조기에 공시할 방침이다.
한진그룹은 사업구조도 선진화 한다. 한진그룹은 송현동 부지를 상세한 일정과 방안을 마련해 연내 매각을 추진한다.
한진그룹 측은 송현동 부지 매각으로 약 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은 이를 기업 부채 해소와 투자 등 재무구조 개선을 사용, 주주 이익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의 경우 우선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한 고급 휴양 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며 연내 사업성 검토를 재실시해 개발 가치가 매각 가치보다 낮을 경우 매각을 추진한다. 이밖에도 유사한 사업 내용을 갖고 있는 그룹 계열사간 합병도 검토 및 추진키로 했다.
또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한진그룹은 사외이사를 늘리고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한다. 한진칼의 경우 사외이사를 현재 3인에서 4인으로 늘려 7인 이사회 체제로 운영한다. 또한 상법 규정에 따라 이사회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설치하며 추천위원회 구성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진그룹은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한 경영시스템을 추가 마련한다. 이를 위해 한진칼 및 한진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감사위원회를 둔다. 특히 한진칼의 경우 감사위원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3명의 감사위원회 위원을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한진그룹은 한진칼에 회계 조직과 별개로 내부 회계 관리를 운영하는 조직과 이를 감독하는 조직을 각각 설치한다. 또한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를 마련한다. 과반수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거래 시 법률 위반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미 지난 해 8월부터 운영한 그룹 차원의 자문 기관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도 활성화시켜 공정거래 및 상법 준수, 조직문화 개선에 적극 나서는 한편 임직원간 소통 활성화 및 근무 환경 개선에 나선다.
이에 그룹 구성원간 소통문화를 획기적으로 탈바꿈할 방안도 마련 중에 있다. 한진은 이의 일환으로 그룹 차원의 뉴스룸(News Room)을 상반기에 신설한다.
한편 KCGI는 지난달 송현동 부지 등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부분을 원점 검토할 것과 함께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 등의 요구 사항을 담은 공개 제안서를 한진 측에 보낸 바 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이번에 발표한 중장기 비전은 경영권 이슈와 상관없이 그룹 차원의 쇄신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업계는 한진의 이번 경영쇄신안 발표에 대해 KCGI의 제안을 일부 수용하면서 3월에 있을 주주총회에서 KCGI와의 표 대결에서 승리하는 한편 현 대주주 중심의 오너 경영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그룹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NSP통신/NSP TV 정효경 기자, hyok31@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