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특히 보이스피싱이나 유사한 사기사건이 특히 많이 일어나는 범죄중에 하나이다. 알면서도 속고 속으면서도 또 속는 사기사건들을 살펴보면 범죄과정중에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믿음과 신뢰를 져버리고 어처구니 없이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범죄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날수록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대인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 속에 놓이게 된다.
그런 부작용은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속에서도 내 이웃사람을 믿지 못하고 나와 가장 가까운지인들조차도 신뢰없는 관계로 의미없이 형성되기도 한다. 나 역시도 사업을 운영하고 오픈된 신상공개로 있다보니 이런저런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연락을 해오는 사람이 많다. 내게도 저런 아찔한 사기사건과 같은 일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뻔했던적도 있었다. 얼굴한번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 쪽지나 메일, 전화로 여러가지 제안을 권하기도 요청하기도 하는데 그런 구두상의 말만 믿고 덥썩 응했다가 낭패를 볼뻔한 일들이 왜 없었을까?
돌다리도 수십번 두드리고 건너는 성격인데도 불구하고 나 역시도 그런 사건에 휘말리게 될때마다 더욱 스스로 침착하고 야무지게 앞뒤정황을 살펴야겠구나라고 다짐 또 다짐을 한다. 이렇게 믿음이 결여된 사회속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일을 하는것들이 불편한건 사실이다. 너나할것없이 서로를 신뢰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많은 스토리로 서로에게 확신을 주지 않는 한 이런 불편한 사회적 현상은 그대로 지속돼 보일뿐이다.
그러나 우리사회 곳곳엔 아직도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훈훈한 이야깃거리도 많이 들려온다. 냉혈하고 차가운 사회를 따뜻한 물결로 만들어버리는 기분좋은 이야기들,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됐던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2주전 주말저녁에 약속이 있어 집에 차를 두고 택시를 타게 되었다. 집앞에 대기 중이던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가는 도중 비가 내리더니 좀처럼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기사님이 먼저 말씀을 건냈다. “아가씨 비가 많이 오는데 내 우산 빌려줄까요?” 수많은 택시승객 중 한사람일뿐인데다가 처음 본 사람에게 어떻게 우산을 빌려준다고 하는거지? 나는 선뜻 “네” 라는 말이 나오질 않았다. “괜찮아요 기사님” 그러나 기사님은 다시 “이 비는 금방 그칠 비가 아니고 많이 올 것 같은데... 아가씨 아까 택시탔던 곳에 슈퍼마켓있죠? 우산 쓰고 거기에 내일 맡겨놔요. 어차피 거기는 내가 하루에 한번은 가는 곳이니까 내가 찾으면 돼요.” 갑자기 마음이 울컥했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기사님은 나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고 트렁크에서 우산을 꺼내 건내주셨다. 처음 보는 택시 기사의 친절이라는 생각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믿음과 작은 신뢰가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나는 우산을 빌려쓰고 비맞지 않게 약속장소로 갈 수 있었고 집에 돌아올때도 안전하게 왔다. 고맙고 따뜻한 마음에 한동안 내 가슴이 촉촉해졌다.
다음날, 나는 우산을 말리고 곱게 단장한뒤 작은쪽지를 썼다. 기사님께 감사한 마음을 글이라도 남겨야된다는 생각에. 그리고 슈퍼마켓에 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돈을 맡겼다. 기사님이 우산을 찾으러 오면 드시고 싶다는 음료수 뭐든 하나 드시게 해달라고. 행여나 안드신다고 혹시나 하실까봐 슈퍼마켓 주인분께 신신당부를 했다. 꼭 드시게 해달라고 말이다.
이튿날 저녁, 퇴근길에 슈퍼마켓을 들렸다. 주인분은 나를 기억하시며 잔돈을 돌려주셨다. 하시는 말씀이 예상대로 그냥 가신다는걸 음료수 꼭 드시라고 했다며 겨우 고르신게 가장 싼 음료수를 골랐다고 하셨다. 멋쩍어하시면서 음료수를 하나 고르셨다고 했다. 이런게 오고가는 믿음속에 싹트는 정이랄까?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직 우리 사회에는 믿음과 신뢰 속에 서로를 의지하고 응원하는 관계도 많이있는데 부정적인 단면만 보고 정작 필요한 곳에는 쓰이질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한 마음이 감춰지질 않았다.
크게 보면 국가와 국민의 신뢰부터 가족과의 신뢰,직장과 직원과의 신뢰 등 그 신뢰가 무너진 곳곳에서 서로에게 상처와 아픔을 남기지 않는가? 지금 우리나라, 그리고 사회는 신뢰가 무너져 각종 불신과 오해로 뒤덮여 있음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나로부터의 행동변화가 필요함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에게 사소한 약속을 지키는 행위, 말과 행동이 일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행위, 작은선행도 먼저 베푸는 행위 등 사실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은 것들이다. 그런 것들이 모이다보면 나로부터 사회로 사회곳곳에 조직문화와 교육기관의 바람직한 신뢰형성까지 줄줄이 이어지지 않겠는가?
그날 택시기사님이 빌려준 우산하나로 나는 오랜만에 많은 것을 반성하고 생각해게 됐다. “오늘 나는 누구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까” 하루하루 실천하며 살아가보는 우리가 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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