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지난주말 내가 속해있는 한 모임에서 4개월 과정을 마치는 의미로 다함께 대마도로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모임의 원우들이 다들 바쁜관계로 멀리 가지는 못하고 나름의 선택을 한 곳은 일본 대마도였다. 대마도는 2년전 부모님과 다녀온 기억이 있어 나에게는 그다지 새롭지는 않았지만 항상 해외를 나가게 되면 ‘나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스스로 각인한다.
그날 대마도를 방문한 한국인만 700여명, 떠나는 여객선에서부터 왁자지껄 난리법썩을 피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조용히 도착할때까지 독서 또는 수면을 취하는 사람부터 다양하게 보였다. 도착한 대마도에서 입국수속을 밟을 때 모두가 오래 기다려 지친 상황인데 그럴 때 꼭 새치기를 하거나 대합실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게 된다. 대마도는 일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사람말고도 다른 외국인들도 여행의 목적으로 방문했다.
그들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되면 어떤 생각을 할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것이라 생각한다.
앞서 말한것과 같이 내가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각인을 자꾸 되새기는 이유를 설명해보자면 해외를 나가게 될 때 한국인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어딜가서나 긴장해서 행동하고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는 기본적인 공공질서를 잘 지키고, 밝은 인사를 하며 대한민국의 이미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에 있을때도 외국에서 관광객이 시내나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설령 언어는 안될지라도 환한미소로 한국을 찾아주신 것에 대해 눈인사라도 하려고 한다.
내가 그렇게 행동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나는 대학 때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당시 지도교수님께서 해외무용사절단의 단장으로 계셨었는데 내가 그 무용단의 막내단원으로 함께 공연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됐다. 덕분에 나는 우리나라를 잘 알지못하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방문해서 한국문화와 한국무용공연을 하게 됐다. 루마니아, 멕시코, 아랍에밀레이트, 아제르바이젠, 중국, 몽골 등 당시 우리나라사람들도 그 나라와의 접촉이 매우 드문 나라를 대상으로 가서 공연하게 됐다. 당시 나이는 고작 스무살밖에 안됐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단의 한명의 단원으로 해외로 나가게되니 나또한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
그것은 당연히 외국인들이 나를 통해 처음 한국에 대해 알게 될것이고, 한국에 대한 문화도 알게 될것이며, 더불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느낄 수 있으니 어찌 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공연을 하다보면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전통무용이 낯설기도 할텐데 끝까지 집중해서 봐주고 매너있게 관람하고 커튼콜이 내릴때까지 뜨거운 박수로 환대해준다. 가끔은 기다려서 싸인을 받아가기도 한다. 한국에 대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신기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웃는다. 그들은 나를 통해 아니 우리 해외문화사절단을 통해 대한민국은 흥이 많고 따뜻하며 즐거운 나라일거라는 첫이미지를 가지게 됐을 것이다. 그런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다는 생각에 내 자신이 얼마나 책임감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더 잘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절로 들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공연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갈때면 나는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얼마나 따뜻하고 친절했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그때가 스무살부터 이십대중반까지 활동했으니 뼈속깊이 박혀있는 나의 애국심과 나라를 대표한다는 주인의식은 지금 십년이 훌쩍 지난 지금의 나이가 돼서도 가끔 해외여행이라도 가게 되면 그때의 마음가짐이 여전히 이어져온다.
우리나라사람들도 외국인에 대한 인식을 가질 때 공통적으로 느끼는 각 나라별 이미지가 존재한다. 왠지 꺼려지는 외국인(나라)이 있는가하면 친밀함을 절로 느껴지는 외국인(나라)이 있다. 또는 해외에 나가게 될 때 방문한 나라에서 있다보면 그 나라사람과 접촉 하나하나가 그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로 그 나라의 이미지를 각인시켜진다. 한번 더 가보고 싶은나라,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나라 등등.
우리나라 사람도 물론이거니와 외국인도 마찬가지이다. 해외로 나가게 되거나 우리나라에 방문한 외국인들도 본인 스스로 나의 태도가 곧 내 나라의 이미지가 된다는 생각을 절대 버려서는 안된다. 구태여 무언가 크게 나라를 위한 모습을 과장해서 행동할 필요는 없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공공질서,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인사들만 해외에서도 똑같이 해준다 하더라도 충분히 예의를 다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
그런데 실상 본인들의 나라를 떠나면 이곳은 외국이니까 상관없겠지 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도를 넘어선 행동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얼마전 한 여자연예인이 해외여행을 가서 자신의 SNS 에 사진을 올렸는데 그 내용은 어느 전시된 차량 보닛에 드러누워 ‘진상을 부렸다. 뭐어때. 한국도 아닌데’라는 글과 함께 올려서 많은 팬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해외에 가면 외국인이 우리를 보는 시선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한국이 아니면 마음대로 행동해도 된다는 아주 기초적인 사고는 가지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글로벌시대라 하며 세계는 하나라고 일컫고 있다. 이럴때 우리가 지금 가장 먼저 해야될 것은 언어공부보다는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문화가 다르고 정서가 다른 서로를 배려하고 기본적인 공공질서를 잘 지키고 밝은 인사부터 건네는게 우선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곧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마음을 더해서 말이다.
◆ 송경화 NSP통신 칼럼니스트는 목원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에서 사내교육을 담당했다. 현재는 송경화기업교육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송경화의 맛있는 스피치 아카데미 대표와 목원대학교 외래교수, 월드채널 부산지부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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