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NSP통신) 윤시현 기자 = 어른들이 공부하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만학도 318명이 졸업했다.
2월 15일 공식적인 졸업식은 코로나로 인해 진행하지 않고, 졸업 며칠 전부터 개인적으로 졸업장을 찾아가는 것으로 식을 대신했다.
초등학교 이성금 외 22명, 중학교 김정례 외 69명, 고등학교 김수환 외 225명 총 318명이 영광스런 졸업장을 받는다.
이번 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최병모(79세)만학도는 22학년도 목포대학교 법학과에 합격해 대학새내기의 꿈에 부풀어 있다.
75세에 목포제일정보중학교에 입학해 77세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79세인 올 2월 15일 목포제일정보고등학교를 졸업했다.
50, 60대가 평균연령인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에서 ‘왕오빠’로 통하는 최병모 만학도는 무안에서 농사를 지으며 주경야독하며 공부했다.
특히 한문에 관심이 많아 재학 중 한자급수 3급 자격을 취득했으며, 교내 ‘도전 생활한자의 달인’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할 만큼, 학창시절 한문에서 노익장을 과시했다.
초등문해과정을 통해 초등학력을 취득한 후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부인(김00, 77세)씨와 함께 등하교 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세월은 변함없이 흘러가는데 학교를 벗 삼아 무에서 유를 창조하였다. 힘든 줄도 모르고 오직 배워야 한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국립목포대학교 법학과에 합격통지서를 받고 얼마나 가슴이 설레는지 정말 꿈만 같다. 열심히 노력하여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한다. 노력하는 자는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이 일로 더욱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2학년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합격한 나경심(74세) 만학도는 영광스런 졸업을 맞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좋고 또 좋다”고 졸업 소감을 밝혔다.
나경심 씨는 50세부터 영광군 향교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향교에 기거하며 등하교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왕복 5시간이다.
향교에서 자전거를 20분정도 타고 버스터미널까지 와서 버스로 무안 도착, 다시 버스를 타고 목포에 도착해서 학교까지 도보로 10분을 걷는다. 신바람이 나서 다니다보니 왕복 5시간도 즐겁기만 했다.
젊어서는 슬하에 7남매를 가르치느라 공부할 생각도 못하고 살았다.
그렇지만 책을 보는 것이 좋았던 그는 크루즈여행사에 다니며 회원을 관리하기도 했는데 늘 학력이 부족해서 벽을 느꼈다.
70세가 되던 해 농협에서 우연히 학교홍보전단지를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곧바로 입학해 꿈같은 중고교 4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한국방송통신대학교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김00(66세)만학도는 “진짜 생각지도 못했던 공부를 하고 중학교 졸업을 한다니 감격스럽다. 우리학교는 나의 못 배운 한을 풀어준 은인이다. 코로나로 인해 많이 공부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고등학교가 남아있으니 또 다시 설랜다.”
김 씨는 초등문해과정을 통해 초등학력을 취득해 중학교에 입학하였고 3월이면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목포제일정보고등학교 22학년도 대학합격자 가운데 현용우(58세, 조선대학교 휴먼융합서비스학부)씨는 제주도 거주자로서 늦깎이 공부를 위해 목포 죽교동에 오피스텔을 빌려 어렵게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공부를 위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할 만큼 고등학교만은 꼭 마치고 싶었다. 목포에 이렇게 좋은 만학도를 위한 학교가 있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고등학교졸업생 226명 가운데 대학합격자는 175명이다. 2년제 160명, 4년제 15명이 대학교에 합격하여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있다.
1961년 개교하여 올해 61번째 생일을 맞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만학도의 요람으로 평생교육시대 새로운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목포제일정보중고는 2020년 공익재단법인으로 설치자 변경을 마쳤으며, 친절한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성인들이 자신의 생활여건에 맞춰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초 중 고등학교이다.
현재 2022학년도 오전반, 야간반 신입생을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있다.
NSP통신 윤시현 기자 nsp2778@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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