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화의 멘탈 칼럼
백종원, 대한민국 모두를 열광시킨 그만의 ‘소통법’(부산=NSP통신) 대한민국은 지금 이른바 ‘쿡방’ ‘먹방’에 빠졌다. 모든 예능프로그램은 물론이고, 교양프로그램까지 섭렵했는데 그 중심에는 단연 요리사, 즉 셰프들이 있다. 꽃미남 셰프부터 허세 셰프, 맛깡패까지. 출연하는 셰프들은 인기에 힘입어 그들만의 캐릭터까지 생겼다. 물론 그 캐릭터는 TV를 시청하는 시청자들과 쿡방에 환호하는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사람이 한 명이 있다. 바로 외식경영인이자 요식업의 대가라고 불리우는 백종원.
처음에는 우리 모두에게 배우 소유진의 남편 정도로만 알려졌고, 시간이 흐른 뒤는 수많은 요식업 프랜차이즈의 대표, 또 엄청난 부의 소유자 정도로만 알려졌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백주부, 집밥 백선생, 슈가보이, 사과보이 등 수많은 애칭과 인간적인 캐릭터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국민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셰프로 활약하고 있다.
그의 매력을 한 층 더 돋보이게 했던 방송은 MBC의 마이리틀텔레비전이라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 국민들 마음속에 자신의 3가지 이미지를 강력하게 심어주었다.
첫번째는 바로 ‘친근감’이다.
요리사, 셰프의 이미지는 외국에 유학을 다녀오고, 한글과 영문이 혼합된 이름을 가지며, 늘 촌철살인으로 일반인의 요리들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좀처럼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이미지가 더 강했다. 하지만 백종원은 그 부분을 가볍게 부수었다. 배가 조금 나온 ‘옆집 아저씨’같은 이미지로 연신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요리사의 이미지를 가장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로 변신시켰다.
지금 우리는 많은 요리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하는 셰프들을 볼 때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그들을 본다. 더 이상 셰프는 어렵고 깐깐한 이미지가 아니다. 어느새 우리곁에 한층 가깝게 느껴지는 셰프들. 그 인식 변화, 이미지메이킹의 시발점에 백종원이 있음을 확신한다.
두번째는 바로 ‘쉽고 간단하게’이다.
쿡방 프로그램을 보면 와~!!하는 감탄사는 절로 나오지만 막상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부터 드는 것이 사실이다. 거기다 “저들은 셰프니까 가능하겠지... 나는 안될거야”라는 회의감까지 들때도 있다. 때문에 ‘요리는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건 당연지사. 쿡방프로그램을 보면서 셰프들이 요리를 하는 소스들이 막상 우리집에는 준비돼있지 않으며, 그들이 쓰는 계량컵도 없을뿐더러 한끼 식사에 그 좋은 재료를 사기에는 언감생심이다.
그것이 바로 현실과 이상의 차이라 볼 수 있다. 백종원은 마이리틀텔레비전과 최근에 진행하는 집밥 백선생에서 수많은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한식, 중식, 일식은 물론이고 양식도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까지 각 나라의 요리 종류를 선보인다. 무엇보다 신기하면서 재밌는건 그의 요리는 너도 할 수있고 나도 할수 있다는 것이다.
모히토를 만들 때 가장 핵심인 애플민트라는 허브가 일반 가정집에 있을리 만무하니 백종원은 과감하게 깻잎을 쓰라고 한다. 그렇게 완성된 모히토는 바깥에서 비싼돈주고 사먹는 모히토와 정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더군다나 “어?이거 내가 만들어도 같은 맛이 나는구나”라는 성취감과 기쁨까지 준다.
그 외에 콩없는 콩국수, 일식초밥 김마끼, 1800원 꽁치통조림 하나로 만드는 조림, 튀김, 찌개 등 시중에 어딜가도 살수있는 마트재료, 시장재료로 어떤 요리보다 맛깔스럽게, 그의 표현대로 고급스레 완성시킨다. 물론 그가 요리를 완성할 때 쓰는 특별한 도구도 없다. 그는 늘 종이컵 기준으로 설탕을 넣고 소금을 넣고 칼이 서툰 우리들에게는 그냥 채칼로 밀어서 쓰라고 한다.
포털사이트에 백종원이라는 이름 하나만 검색해도 백종원레시피가 수만가지가 검색된다. 그의 쉽고 간단하게 하는 요리비법이 국민들에게 ‘통했다’는 증거다.
마지막 세번째는 오늘의 칼럼 주제에 맞는 ‘소통’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의 최대 갈증이 바로 ‘소통’아니겠는가? 얼마전 일어난 메르스 사태도 그렇고 현존하는 정치와 사건사고를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 속엔 불신이 가득하다. 불신이 생긴다는건 소통이 안되는것이고 소통이 안된다는 것은 서로간의 교감이 없기 때문이지 않겠는가? 백종원이 친근하고 인간적인 이미지로 상하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하며, 쉽고 편하게 요리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 있는 건, 우선 시청자들과의 교감과 소통을 했기 때문이다.
마이리틀텔레비전 프로그램은 한 시간 분량이고 백종원은 그 출연자 중의 한 명이니, 그가 출연하는 분량은 대략 10분에서 20분 정도이다. 그러나 그 프로그램은 사전에 인터넷으로 시청자들과 3시간동안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다. 매 회차마다 시청자수를 집계 해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방송은 상을 받게 되는데, 백종원은 파일럿방송 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상을 놓친적이 없다.
패널(연예인,방송인,아이돌 등)이 수십명 교체됐어도 백종원은 결코 교체될 수가 없는 존재이다. 인터넷 사전 시청을 보면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것이 그는 100% 시청자와 소통하고 교감한다. “이거 어때요? 별로예요? 좋아요? 싫어요? 멋지죠? 괜찮죠? 내가 잘못했어요? 사과할게요. 맛있죠? 더 넣을까요? 냄새 좋죠?” 정말 내 앞에서 그가 말하는것처럼, 대화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끼도록 정확한 아이컨텍과 미소로 응답하고 화답한다.
시청자들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로는 그에 맞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함께 기뻐해주고, 과격한 농담과 짖궂은 요청에도 답해주는 그를 어찌 미워할 수 있을까. 아니 어찌 열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갑질문화가 아직도 사회곳곳의 도사리고 있고 경제가 기울면서 서민들은 더욱 늪에 빠지고 청년들은 일할 곳이 없어 방황한다. 내 이야기와 내 고민을 누가 들어주며 누가 공감해주며 때론 힘든 상황이지만 이것저것 다 잊고 편하게 웃고도 싶은게 사람마음 아닌가. 그런 국민들의 요구과 욕구를 한 번에 해결한 듯한 백종원.
그는 셰프와 자산가의 이미지를 갑과 을이라는 경계를 허무는 듯한 배 나온 우리 옆집아저씨 캐릭터로 국민들과 소통을 했고, 막강한 스펙과 커리어를 가진 자만이 한다는 셰프들의 어렵고 비싼 요리를, 쉽고 간단한 요리비법으로 선보이며 어렵고 비싼요리도 얼마든지 가정에서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며 교감했다.
수없이 많은 질문과 응답을 하며 시청자와 티비에 출연하는 요리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요리가 무엇인지’,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티비에 그가 나올때마다 하나의 요리가 완성될때마다 우리가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그가 그 혼자만의 힘으로 해낸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소통해서 함께 이루었다는 성취감과 행복’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 송경화 NSP통신 칼럼니스트는 목원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에서 사내교육을 담당했다. 현재는 송경화기업교육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송경화의 맛있는 스피치 아카데미 대표교수, 목원대학교 외래교수 등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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